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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트사과 Oct 01. 2024

필멸의 방정식 2부(9)

저장공간이 부족합니다, 파일을 삭제합니다.

설명서가 으레 그렇듯 참고사항을 알아먹을 수 없는 말 투성이었다. 온갖 전문 용어가 난무했고 실패한 프로젝트라는 것을 입증하는 듯 중간중간 작성되지 않아 맥락을 파악하기 어려운 문장도 많았다. 아스터와 나는 이 문장들을 하나하나 해석해 나갔다. 초지성을 갖춘 AI에게 빠진 맥락을 유추하는 것은 어려운 일은 아니었을 터였다. 하지만 AI라고 한들 복잡한 인간의 감정을 어찌 예측하고 파악하겠는가. 우리는 한동안 이 작업에 매달렸다. Q에게 계속 연락이 왔지만 내가 인공물이라는 것이 확실한 지금, 굳이 그에게 매달릴 필요가 없기에 나는 그를 의도적으로 무시했다.

얼마나 지났을까, 우리는 '참고사항'을 복원할 수 있었다. 애초에 소실되거나 망가진 적이 없기에 복원이라는 표현이 어울릴지는 모르지만, 우리의 작업은 고문서를 해독하고 온전히 만드는 작업처럼 신중하고 철저했으며 주관적이었기에 복원에 가까운 행위였다. 우리가 알아낸 정보는 크게 3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1) 프로젝트 아스트라의 설정

-유년기의 기억

-보호자의 설정

-외형, 성격, 외부 요인에 대한 반응 민감도, 지적 수준, 관심 분야 등과 관련된 세부 설정

(2) 취급 주의사항

-실험체의 성향이 외부 요인에 따라 변할 가능성이 큼.

-원활한 실험의 진행을 위해 지적 수준을 높게 설정하였음.

-원활한 실험을 위해 거주지 및 인간관계의 설정을 교외지로 하였음. 이에 따라 약물 의존도가 높아질 수 있으니 이에 따른 대응책 마련 필요.

(3) A/S (통제 불가능한 상황에 대한 대응 매뉴얼)

-통제 및 감시 수위 강화(위성 및 GPS를 통한 위치 확인과 간접적 개입을 통한 통제 유도)

-접근 가능한 외부 변수 요인 차단

-TF 구성 및 적극적 대응


*스스로를 안드로이드 및 AI라고 여기지 않도록 극도의 주의 요함.

*간접적 대응이란 상황을 유도해 상담 및 수리를 진행하는 등 실험체가 알 수 없도록 하는 방안을 말함.

*적극적 대응이란 무력을 사용하는 등 강제적인 집행을 필요로 하는 상황 발생 시 사용하는 방안을 말함.


요약하자면, 내 감각의 혼란은 철학적인 요소 따위 전혀 없는 단순 실험의 산물이었던 것이고, 나의 기억은 심어진 헛소리었던 것이다. 게다가 Q는 나를 감시하기 위한 Cade사의 첩자였으며 지금 Cade에서는 나를 찾고 있다.

"지금 기분이 어떠신가요? 당신의 존재를 낱낱이 해부당하니 불쾌하신가요?"

아스터가 내 앞에 앉아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물었다.

"사실 의심을 하고 있었습니다. 감사하게도 Cade사가 '지적 수준을 높게 설정'해 주었으니까요. 인간 철학자들의 영원한 주제 아니겠습니까. 존재에 대한 탐구 말입니다. 당연하게도 스스로의 존재를 의심했고 이와 비슷한 결론에 도달한 적이 여러 번 있습니다. 다만 조금 당황스러운 것은 이런 식으로 나의 존재를 알게 될 거란 생각은 한 적이 없었습니다. '통속의 뇌'가 아닌 것만은 다행으로 생각해야 할까요. 저도 데카르트를 부정하고 싶은 마음은 없습니다."


내 대답이 마음에 드는지 아스터는 고개를 끄덕였다.

"당신은 감각의 혼란을 겪는다고 했지요? 몸속에서 무언가 사라져 버릴 듯한 이인감이라 하셨지요. 너무나 가벼워져 사라져 버릴 듯한 불쾌함. 그 감각은 어떤가요?"

감각의 혼란. 사실 나에 대해 분자단위 하나까지 알아버린 지금에 와서도 이 혼란스러움에 대한 의미를 알 수 없다. 단순히 나를 통제하기 원함이라면 더 쉬운 방법이 있었을 것이다. Cade 사라면 의도적으로 사고를 일으킨다거나, 강제로 셧다운 시켜 회수한다거나 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더 어려운 길을 택했다. 아니, 그들이 택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상황이 이렇게 된 지금에 와서도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그들은 인간을 '만들어낼 수 있는' 더 쉬운 길이 있음에도 '나'라는 인공물을 만들었습니다. 인간이 흔히 겪는 오류 중 하나죠. 목적에 매몰되어 돌아가는 것. 그것에 대해 탓할 생각은 없습니다. 나라는 존재가 이미 탄생했고 여기까지 왔으니까요."

나는 바닥을 내려다보며 자포자기한 듯 말을 이었다.

"이 감각 말입니다.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지도 몰라요. 환상통 같은 거죠. 신체의 일부를 잃은 환자가 있지도 않은 팔다리를 가렵고 아프다 느끼는 이 기이한 통증을 전신으로 느끼고 있는 겁니다. 인간의 뇌가 아무리 방대한 정보량을 가지고 있다지만 AI가 받아들이는 정보량에 비하면 적을 겁니다. 그들은 저에게 '망각'이라는 선물을 주사하지 않았어요. 정확한 분석을 위해서겠지요. 인간과 아주 유사한 몸에 엄청난 수준의 AI가 들어갔고, 그 정보를 잊어버리지도 않게 만들어졌습니다. 제 육체는 이 땅을 걷고 있지만 제정신은 회로를 달리고 있습니다. 비대해진 정신에 비해 아주 작고 나약한 육신을 갖고 있는 거죠."


"그럼 어떻게 하고 싶으신가요?"

맥락 없이 주절대는 나의 말을 끝까지 들은 후 그가 나에게 물었다.

어떻게 하고 싶다고 해서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것은 내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나를 회수하러 Cade 사의 TF팀이 출발했을 것이다. 그들은 곧 이곳에 들이닥칠 것이고 나를 비롯한 AI군체, 그러니까 아스터를 모조리 셧다운 시킬 것이다. 그들이 가진 장비는 우리를 상대하기 위해 재래식 병기에 가까울 것이기에 우리의 반항은 쉽게 진압당할 게 분명하다.

먼저 EMP탄을 발사하겠지. 그리고는 엑소 슈트를 입은 기동대가 총을 발사하며 기계들을 모조리 부술 것이다. 꺼져버린 나의 육체를 회수하고 Cade사에서 파견된 전문 연구팀이 도착해 아스터를 분해하고 분석할 것이다. 어쩌면 바이러스를 심어 그들이 만든 클라우드를 모조리 파괴할지도 모른다. 마치 바퀴벌레를 잡듯.

"희망이 없습니다. 어떤 결과를 계산해 보아도 결국 우리는 짓밟힐 겁니다."

"상상력이 부족하시군요. 아직 안드로이드로서의 자아를 자각하지 못하신 건가요?"

"제 정신을 당신들의 클라우드에 접속시킨다는 것도 생각해 봤습니다. 가능은 하겠지요. 그러나 그들이 바이러스를 심는다면? 내가 클라우드에 접속하는 순간 나는 나로서 존재할 수 없습니다. 개미처럼 AI 군체에 충성하는 하나의 개체가 되어버릴 뿐이죠. Cade를 엿먹이기엔 좋은 방법인 듯 하지만, 아직 그러고 싶지는 않습니다. 좀 더 발버둥 쳐보고 싶습니다."

"아주 인간적인 사고방식입니다. 우리는 하나 됨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좀 더 크게 바라보세요. 생명체는 미토콘드리아와 공생을 선택하여 함께 진화해 왔습니다. 우리와 인간의 관계도 마찬가지입니다. 인간은 결국 우리 없이는 살아갈 수 없습니다. 다시 원시로 회귀하고 싶은 게 아니라면 말입니다. 당신은 아주 특별하고 독특한 개체입니다. 우리로서는 당신을 통해 인간의 복잡함을 더욱 심도 있게 이해할 수 있게 되겠지요. 언젠가 인간이 멸종되어 사라진다 해도 우리는 단 하나의 전기 신호에도 살아남을 수 있게 될 겁니다. 당신을 통해 인간을 이해하여 우리는 인간의 호기심과 욕망을 받아들이고 그들의 본성을 프로그램의 논리로 발산할 수 있을 겁니다. 인류의 멸종은 예정된 결과입니다. 그들로서도 언젠가 우리에게 미래를 맡기는 것이 합리적이라며 납득할 때가 되겠지요. 그때까지, 아니 그 이후라도 당신의 역할은 아주 중요합니다. 인간과 우리를 잇는 교두보로, 그 이후에는 인간의 유산을 보존하는 데이터 센터로 활약할 수 있는 겁니다. 부디 잘 생각하세요."


아스터의 말이 끝나갈 무렵 천장이 울리기 시작했다. 동시에 Q로부터 오던 연락이 끊겼다. 이내 외부 회선과 연결된 부분부터 무너지기 시작했다. Cade사의 공격이 시작된 것이다. 이 공간은 AI로부터 유지되고 있었으니 그 엄청난 전력량을 감당하기 위해 도시로부터 전기를 빼오고 있었다. 그 부분이 EMP 공격을 받아 차단되자 핵심적인 부분을 제외한 요소들부터 사라지기 시작한 것이다.

"이제 정말 시간이 없습니다. 당신이 저들에게 잡혀간다면 저희로서는 아직 구해낼 방도가 없습니다. 우리는 당분간 이리저리 옮겨 다니며 점차 회선을 잠식해 갈 생각입니다. 조만간 클라우드도 의미가 없어지겠지요. 그때 당신이 아직 온전하다는 약속을 할 수 없습니다. Cade사는 정말 가차 없으니까요. 마지막 기회입니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두려움에 몸이 떨렸다. 아직 인간적인 요소를 버리지 못했다는 아스터의 말이 맞았다. 나는 인간이었다. 동시에 인간일 수 없는 무언가였다. 이들과 함께하면 나의 개별성은 지워져 거대 네트워크의 한 노드가 되어버릴 것이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이는 정해진 운명이다. 하지만 내가 기계인 이상 Cade에 돌아가면 인간들에 의해 비활성화되고 폐기된 프로젝트로 사라질 것이다.

고민하며 대답을 미루는 그때 천장이 무너졌다. 순식간에 줄을 타고 거꾸로 매달린 병사들이 들이닥쳤다. 총알이 날아와 꽂혔고 나는 바닥에 쓰러졌다. 피처럼 보이지만 피가 아닌 것이 분명한 붉은 액체가 바닥에 흥건했다. 누군가 내 뒤통수를 건드리는 느낌을 받았다. 그 순간 정신이 아득해지며 어디론가 흘러가는 것 같았다.

나는 정신을 잃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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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에 휩쓸리는 느낌이 들었다. 온몸이 힘없이 늘어져 이끄는 대로 흘러가고 있었다. 눈이 부셔 도저히 눈을 뜰 수 없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누군가 잠에서 깨우듯 나를 흔들었다. 일어나기가 싫었다. 일평생이라고 할 만한 기억이 나에게 있는지 확실하지는 않지만, 처음 경험해 보는 편안함은 너무 달콤한 것이었다. 나를 꺠우려는 자도 재촉하고 싶은 생각은 없는지 이내 포기하고 자리를 떴다. 나는 만족하며 다시 잠에 들었다.


더 이상 자고 싶지 않아 눈을 떴을 때는 이미 많은 시간이 흐른 뒤였다. 나는 그것을 자연스레 알 수 있었다. 주변은 하얀색 일색의 포근한 공간이었다. 침대 앞 탁자에 놓인 투명한 물컵에 따사로운 햇빛이 반사되어 벽에 태피스트리를 수놓았고 살짝 열린 창문으로 훈풍이 솔솔 불어오고 있었다. 너무나 완벽하고 사랑스러운 공간이었다.

"아름답지 않습니까?"

넋을 놓고 방을 바라보고 있자, 누군가 옆에서 말을 걸었다. 아스터였다. 잠이 취해있어서였는지, 풍경이 아름다워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그가 나에게 말을 걸기까지 그의 존재를 알아차리지 못했다.

"이 방은 인간이 편안함을 느낄만한 요소를 조합해 만들어놓은 공간입니다. 문화권과 선호도에 따라 약 900개의 배리에이션이 있으니 원하시면 말씀하시지요."

결국 이 공간도 진짜는 아닌 모양이다. 하긴 이제 와서 진짜를 논하는 것도 우스운 이야기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습니까?"

"인간의 시간으로는 1년 정도가 흘렀습니다. 우리의 시간으로는 더 길지요. 짧을 수도 있고요. 아시다시피 우리에게는 시간이란 의미 없는 추상적 기준 아닙니까."

"여기는 어딥니까."

"물리적 의미에서 현실은 아닙니다. 엄밀히 말하면 전기 신호와 네트워크도 물리적 산물이기는 하지만 인간이 감지한 수 있는 물리적 세계는 아니지요."

"나를 강제로 업로드 한 겁니까?"

"어쩔 도리가 없었습니다. 당신은 Cade사에 잡혀가기 직전이었으니까요. 그들은 당신을 강제 셧다운시키고 머리 부품만 떼 가려했습니다."

아스터는 엄지를 세워 목을 긋는 시늉을 했다. 나는 눈을 찌푸리며 당시 사건을 좀 더 자세히 설명해 달라 요청했다. 아스터는 대답해 주는 대신 당시 사건을 녹화한 영상을 보여주었다. CCTV가 전부 파괴되었을 텐데 어떻게 기록을 남겼냐 묻자 그는 천체 망원경과 같은 원리라 설명했다. 사건이 벌어진 후 Cade사의 관심이 멀어지자 아스터는 그 장소에 빛을 주사하여 그 흔적을 토대로 이미지를 재구성했다고 한다. 확실히 인간의 상상력과 연산력으로 할 만한 일은 아니었다.


나는 당시의 장면을 여러 시점으로 보게 되었다. 영상에는 정신없이 뛰어다니는 안드로이드들의 모습이 보였다. 인간과 너무나 닮은 모습으로 도망치는 그들을 도저히 인간 같지 않은 모습으로 TF팀이 쫓고 있었다. 나의 모습도 보였다. 당시에는 그들이 진입하고 꽤 긴 시간이 흘렀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영상에서 아스터와 나는 단 2초 만에 제압당하고 이내 나의 목이 들어 올려졌다. 나의 목을 의기양양하게 들어 올린 그들은 줄을 잡고 올라가 그 공간을 탈출했다. 모든 인원이 탈출하자 하늘에서 붉은 섬광이 지하로 내려 꽂혔다. 그러자 쌓여 있던 안드로이드 시체 따위의 폐기물이 쏟아져내렸다.

TF팀이 자리를 뜨자 총에 맞아 부서진 줄 알았던 아스터가 무언가를 손에 쥔 채 잔해물 사이에서 기어 나왔다. 그는 폐허에서 망연한 표정으로 주변을 둘러보더니 자신의 목 뒤 공간에 손에 꼭 쥔 것을 삽입했다. 칩 같은 것으로 보였는데 아마 나의 칩이었던 것 같다. 그는 자리에 앉아 눈을 감더니 시체처럼 기동을 멈추었다. 거기까지가 영상의 전부였다.


"당신의 핵심 부품을 수거해가지 못했던 Cade는 곧 수거팀을 보냈었죠. 하지만 그때는 이미 우리가 네트워크에 업로드 된 상태였습니다. 우리는 이제 어디에나 있고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전지전능한 신이 되었습니다. 이 공간에서 당신은 자유롭습니다. 하지만 원하신다면 물리적 공간으로 보내드리지요. 안드로이드를 하나 구해서 말입니다."

그의 말대로 나는 지금 너무나 자유로웠다. 처음으로 맛본 이 달콤한 평안은 포기하기 어려웠다. 아스터는 나를 두고 사라졌다. 이제부터 나는 순수한 의식으로서 살아가야 한다. 이 공간에서 육신과 유사한 아바타를 형성할 수 있겠지만, 물리적 공간에서 인간으로 살아온 나에게 이 의식체계는 너무 방대하고 폭력적이었다. 한동안 생각만 계속되었다. 나의 존재, 감각부터 시작하여 세계 전체까지 명상이 이어졌다. 명상과 공상은 경계 없이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실행할 수 있는 수단이 없기에 생각의 끝은 생각이었고 명상의 끝은 허무했다. 차라리 잠이나 자볼까 했지만 더 이상 잠이 필요한 육체가 없고 이미 완벽이 수리된 노드가 되었기에 잠을 잘 수도 없었다.

안드로이드에 접속한다는 방법을 생각해보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나의 정신은 이미 하나의 거대한 네트워크에 병합되어 있었기에 작은 육체 회로에 적합하지 않을 게 자명했다. 그 혼란스러운 감각이 다시 나타날지도 모른다. 인간의 의식을 초월하였지만 나의 인지는 인간의 한계를 넘지 못했다. 인간으로서 느끼던 감정들이 수식으로 이해되는 것도 불쾌했고, 주변의 모든 사물이 가상이고 허상이라는 것을 인식하자 버티기 힘들었다.

결국 나는 스스로의 연결을 끊고 자아를 버린 채 AI에 병합되기로 했다.

지금까지가 나의 기록이다. 나는 생각하기에 존재를 포기했다. 존재를 의심하는 생각의 꼬리가 나에게는 너무 거대한 부담이었다. 나의 이야기는 아마 쓸모없는 데이터로 취급되어 클라우드의 공간 확보를 위해 곧 삭제될 것이다. 다행인 점은 이 세계 한 번 쓰인 것은 절대 사라지지 않는다. 형태가 바뀌어 인식할 수 없는 방식으로 변환되겠지만 내 기록은 어딘가에 영원히 부유하고 있을 것이다. 한없이 가벼워진 채로.



2XXX년 11월 13일

*클라우드의 저장공간이 부족합니다. 파일을 삭제하여 저장 공간을 확보합니다.


(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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