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 없는 장미, 이젠 꽃피울 수 있기를.
보고 싶은 동생 보기를...
신록이 무성한 初夏의 계절이구나. 그동안도 잘 지냈니? 얼굴의 여드름 제군들은 아직도 기승을 떨치고 있는지, 재수생의 얼굴에는 여드름조차 기생하기 힘들다는데..(믿거나 말거나)
오래간만에 문구점에서 귀여운 편지지와 부슈 겐을 구입해 이렇게 편지를 쓴단다. 궨시리 여리고 보드라왔던(여ㄹ<-글자가 틀렸다) 동심으로 돌아가고 싶어지는구나. 언어나 행동의 표현에 꾸밈없는 솔직함으로 설 수 있는, 어른이라는 이름이 되어서도 이러한 心들을 잊어서는 안 될 거야.
더워지는 날씨 속에 공부하기 많이 힘들지? 네게서 받은 이해인 수녀님의 '시간의 얼굴'에서 ‘주님 제 삶의 자리에서 누구도 대신 울어줄 수 없는 슬픔과, 혼자서만 감당해야 할 몫의 아픔들을 원망보다는 유순한 心으로 받아들이며, 더 깊이 고독할 줄 알게 해 주십시오.’라고 쓰여 있더군.
그래, 더 깊이 고독하고 자기모멸의 아픔을 겪어본 人만이 더 크게 될 수 있을 거야. 고운 心으로 이겨나가자. 동봉으로 이번 봄에 있었던 학교 졸업사진과 전에 살았던 집에서 근처 꼬마들과 찍었던 사진을 보낸단다. 하얀 윗도리의 꼬마가 마이짱, 옆이 리사짱.
가운데 조금 눈퉁이가 부어있는 여자가 김짱이다. 자 그럼 또!
1991.6.15.
너를 사랑하는 언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