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 없는 장미, 이젠 꽃피울 수 있기를.
동생에게-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하구나. 이곳 날씨는 약간 쌀쌀하기는 해도 우리나라의 차고 매몰찬 한파에 비한다면 3月달의 날씨랑 비길만하다.
전화로 잠깐 얘기를 들었다만 잘해 나갈 수 있을지. 그리고 남겨진 JS도 걱정거리구나.
그러나 일단 결심과 마음을 다졌다면 너에게 주어진 시간들, 生을 앞으로는 좀 더 의식적으로 형성하도록 노력하고, 모든 일에 능동적으로 작용을 가하고, 보다 체계화에 힘쓰게 되기를 빈다.
우리는 시간 속에 무위만으로 흘러가도록 내버려 두는 것이 아니라 길이를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무게가 없는 한마디의 말보다는 묵묵한 행위로 자기를 채워갈 수 있는... 절대 어설픈 자기 학대나 비관 따위는, 그로써 밑바닥의 둥이마저 무너지게 해서는 안된다는 것, 한번 넘어짐으로써의 아픔은 기억의 눈동자 속으로 담아두고, 더 큰 목적과 꿈을 향해 저어가자.
불고기의 아르바이트일이 재미있다. 잘해나갈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 다행히 사장 내외가 재일교포 일세로 무척 친절하신 분들인 것 같다. 청소, 설거지, 탁자 정리 뭐든지 닥치는 대로 하다 보니 이젠 무슨 일을 해도 다 할 수 있다는 그런 마음이다. 동생아, 언니는 무슨 일이 있더라도 성공한다. 꼭!
인식욕에 더욱더 불태우는 나를 본다. 그리고 모든 이들에게 안부전해주기를, 아버지의 건강도 염려스럽구나. 같이 기도하자. 너와 나의 하나님 아버지께-
그리고 앞으로는 늘 학교로 편지 주기를- 문과로 바꿔서 잘된 것 같다. 어쩌면 네게 하나님께서 기회를 준 건지도. 건강히 지내고 언니 걱정일랑은 하지 말아라.
1991.2.12.
그럼 안녕히!!! 너를 사랑하는 언니로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