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생각해 보면 몹시 불행할때도
한편으론 매우 행복했다

가시 없는 장미, 이젠 꽃피울 수 있기를.

by 헤르만

보고 싶은 동생에게..


‘온갖 나무로부터 봄이 떨어져 버리면 내 심장은 환희에 떨린다.

지상의 공간에 산 모든 것은 지나가 버린다.

그러나 나에게는 네가 있다.

지나가 버리지 않는 무상의 거친 파도가 사랑의 해안에 높이 부딪친다.

우리의 발밑에 세계가 와 부딪친다.

시간의 무덤인 하늘에 비취인 채

-라카르다 후흐-


생과 사에 자기를 똑바로 응시하고 산다는 것은 무서운 용기와 신경력을 요한다. 특히 이 사회의 구조와 한국적 풍토 속에서는 너무나 신경이 긴장되는 작업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것 없이는 全生의 의의가 무로 화하는 것이니까 그것을 회피하는 것은 일회적으로 주어진 우리의 삶에의 죄인 것이다. 무엇보다도 자기를 좀 더 응시할 수 있을 것. 자기를 견딜 수 있을 것이 결과적으로는 다 비극적인 우리의 생의 소상을 간악한 팽팽하게 차있는 참된 순간으로 지속시키는 방법일 것이다.

‘니나가 밤 동안에 오래 걸려서 쓴 것은 일이었다. 숙제였다. 모든 피로와 절망과 이별에도 불구하고 지켜진 약속이었던 것이다.’ ‘내 생각으로는 행복은 우리가 언제나 생각을 지니는 데에 언제나 마치 광인이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있듯 무슨 일에 몰두하고 있는 가운데 있는 것 같아’ ‘잘 생각해 보면 몹시 불행할 때도 한편으로는 매우 행복했던 것 같아’ ‘고통의 한복판에 아무리 심한 고통도 와닿지 않는 무풍지대가 있어. 그리고 그곳에는 일종의 기쁨이 아닌 승리에 넘친 긍정이 도사리고 있어’ 니나의 일-글 쓴다는 정열-과 생에 몸을 완전히 내맡기고 있는 성실 없이는 이런 행복감이란 있을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니나의 언니도 생각한다. 나는 여기에 니나가 창백한 수면부족의 얼굴을 하고 슬픔 때문에 몸치장도 안 하고 아무 희망도 없이 침울하게 그러나 생명에 넘쳐 서있는 것을 바라보았다. 니나는 마치 폭풍우에 좀 파손된, 그러나 큰 바다에 떠있고 바람을 맞고 있는 배와도 같았다. 그리고 볼 줄 아는 사람이면 누구나 그 배가 어디든지 원하는 곳에 갈 수 있을 것을, 아니 새로운 대륙의 새로운 해안에 도착해서 대성공을 거두리라는 것을 돈을 걸고 단언한 것 같았다.---여기에 넌 니나, 그의 언니는 나로 클로즈업된다. 너도 이글에 언니의 마음 모든 것을 잘 실어주었고 표현해 준 것 같다. 많이 먹기를 그리고 많이 공부하기를 거대한 해안에 도착하기까지... 열심히 저어라.


1990.8.20.

일본에서 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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