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기지 않으면 흩어지고 말아
어디로 가고 싶니
긴장하던 끈을 깨알같이 놓아 봐
줄줄줄 네게도 거친 눈물이 흐르잖아
물처럼 손바닥에 놓으면
손가락 사이로 흐르잖아
어디로 간다고?
바다니
어느 시궁창이니
모래시계 안이니
닭모이로는 어떠니
모래야, 모래야
너는 뭐가 되고 싶었어?
벽처럼 틈 없던 네가
바위에서 떨어져 쓸려갈 때
기도했던 소원
가벼워지기로 한 네가
짐 덜어내려고 깎이던 네가
조개껍질보다 산호보다 바다를 품고
몸을 던진 은빛의 네가
바위로 돌아가고 싶다고
젖어 있는 네 몸은
뭉쳐봐도 모래야
묵직해지려 욕심내도
갈고닦은 몸이 그렇잖아
너는 모래야
끈이 없어 묶이지 않는 모래
너도 알잖아
네 몸에 들어와 그어진 많은 선들
물고기의 길이 있고
산호도 네 안에 살아
미역이 단꿈에 나풀대고
조개가 숨어 꿈틀대지
점으로 이어진 수많은 모래알이
바다를 누비는 그 가벼움이 너야
모래야, 모래야
너는 뭐가 되고 싶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