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다 모래가 된 네가
바람 없이는 살랑댈 수 없고
물결 없이는 미동도 없는
누가 불러주어야
누가 일으켜주어야
살아가는 여인
네 몸이 열꽃으로 타
재가 된 걸 알아
사랑한 사람의 넋을
위로했으면 됐다
바스러졌으면 됐다
실바람에도 휘청이는
너의 가벼운 몸이
강풍에 훌훌
네 전부를 뿌려놓고
무심히 아름다운 여인
네가 끝없이 사랑해서
모래가 될 만하다
하늘은 넓고
너도 세상처럼 넓어서
구름 뜨듯 하늘에 띄울 만하다
기다림이 주르륵 흘러내려
세상을 휘저을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