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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금나비 Sep 02. 2024

모래여인  1

기다리다 모래가 된 네가

바람 없이는 살랑댈 수 없고

물결 없이는 미동도 없는   

   

누가 불러주어야

누가 일으켜주어야

살아가는 여인     


네 몸이 열꽃으로 타

재가 된 걸 알아

사랑한 사람의 넋을

위로했으면 됐다

바스러졌으면 됐다     


실바람에도 휘청이는

너의 가벼운 몸이

강풍에 훌훌

네 전부를 뿌려놓고

무심히 아름다운 여인     


네가 끝없이 사랑해서

모래가 될 만하다

하늘은 넓고

너도 세상처럼 넓어서

구름 뜨듯 하늘에 띄울 만하다


기다림이 주르륵 흘러내려

세상을 휘저을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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