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 : 부메랑 _ 수백 년 만에 다시 필요하게 된 스스로의 자각
인간과 사회의 가치를 지키기 위한 마지막 방어선
비트코인의 유한성과 CBDC의 고정가치 체계는 본질적으로 상반된 특성을 지닌다.
비트코인은 시장에 의해 자율적으로 변화하며, 그 변동성은 시장 참여자들의 예측할 수 없는 행동에 의존한다. 반면, CBDC는 중앙은행의 통제 하에 고정된 가치를 유지하며, 이를 통해 안정성을 추구한다. 두 체계는 각기 다른 목표를 추구하는 기술적 진보와 정치적 안정성의 조화를 목표로 한다. 그러나 이러한 두 시스템을 AI라는 자동화된 기계가 결합하고 관리하게 되면, 경제적 제어는 사람의 손을 떠나게 된다.
AI가 경제적 결정을 내리는 과정에서 제시되는 가능성은 분명하다. 빠른 속도와 효율성을 통해 실시간으로 경제적 변화를 조율하며, 정부의 금융정책, 환율 조정, 세금 부과, 복지 분배 등 많은 영역에서 자동화가 이루어질 수 있다. AI는 초단위로 데이터를 분석해 최적의 결정을 내리며, 비트코인과 CBDC 간의 환율 및 금리 조정 또한 실시간으로 조정할 수 있다. 이러한 속도와 정확성은 경제 시스템을 안정시키는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가능성에는 한계가 존재한다. AI의 결정은 빠르고 효율적이지만, 그 과정에서 윤리적이고 사회적인 고려가 결여될 위험이 있다. 경제적 결정은 단지 속도와 정확성에만 의존할 수 없다. 그 결정은 사회적 책임과 인간의 자유를 포함해야 한다. AI는 경제적 결과를 극대화할 수 있지만, 인간의 도덕적 고려와 공감은 그 시스템에 반영되지 않는다.
"이해할 수 없는 자비"라는 개념이 바로 그것이다. 이는 기술적 효율성 속에서 인간적인 결정을 배제하는 결과로 나타날 수 있다.
예를 들어, AI 기반의 디지털 자산 관리 시스템은 실시간으로 고위험 자산을 추적하고, 이를 수익률이 높은 투자처로 자동화하여 자금을 이동시킬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자산 분배는 사회적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AI가 정확하게 예측하고 빠른 속도로 실행하는 결정은 대기업이나 대형 기술 기업에 자금을 집중시키는 경향이 있다. 이에 따라 소규모 기업이나 저소득층은 경제적 기회를 놓칠 수 있으며, 이는 결국 경제적 격차를 더욱 심화시킨다.
따라서 AI 기반 경제적 제어 시스템은 그 가능성을 열어두는 한편, 그 한계 또한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 비트코인과 CBDC가 결합된 시스템은 안정성과 유동성을 동시에 제공할 수 있지만, 그 안정성은 불완전한 자동화와 경제적 자유를 희생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우리는 '느림의 윤리'를 다시 생각할 필요가 있다. "돌다리도 두들겨보라"는 신중함과 검토의 시간을 강조하는 표현이다. AI의 속도와 효율성으로 제공되는 안정성은 인간의 직관이나 사회적 책임을 대체할 수 없다. 기술이 제공하는 편리함과 속도가 사회적 변화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지만, 그 안에는 신중함과 여유를 두는 시간이 여전히 필요하다. 결국 인간의 가치를 유지하는 방법은 느림에 있으며, 그 느림 속에서 윤리적 고민과 사회적 책임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