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 뉴스에 기사를 올리기 시작한 지 한 달 정도 지났다. 6편의 기사를 썼다. 그중 세 편은 기자님의 쪽지를 받고, 두 번 정도 수정했다. 지난주에는 고부갈등에 대한 글을 청탁받았다. 원고를 보냈는데, 기자님이 쪽지를 받았다.
블로그와 브런치에 올리는 글이 지극히 개인적인 글이라면, 오마이뉴스에 보내는 글은 같은 글이라도 결이 다르다. 나는 <사는 이야기>에 보내는데, 여기서 산다는 것은 나 혼자 산다는 것이 아니라 같이 어우러져 사는 것이다. 일상 에피소드라도 공감할 수 있고, 여러 가지를 생각할 수 있는 글이 좋다.
브런치에 써 놓은 글이 많고, 대부분 일상이야기여서 쉽겠다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글을 다듬고 만지는 것이 어려웠다.
지금까지 쓰고 싶은 글을 썼다면, 오마이뉴스에 보내는 기사는 다른 사람이 읽고 싶은 글을 써야 한다. 나만 아는 글이 아니라 모르는 사람 누구나 읽어도 이해할 수 있는 글을 쓰는 게 쉽지 않다. 써 놓은 글은 많은데, 막상 보낼 글이 없어 다시 쓰고 있는 요즘이다.
그러던 중, 기자님의 쪽지를 받았다. 어제 보낸 기사의 수정요청인 줄 알았는데, 나를 궁금해하는 쪽지였다. 질문 5개를 받았다. 전업주부로 살면서 내게 친절한 사람은 다단계화장품 회사에 다니는 학부모 거나 보험회사 언니들뿐이었다. 그래도 좋다고 속을 훤히 내보이다 여러 번 상처받고 나서는 내게 친절한 사람은 의도가 있는 사람이라 단정 짓고, 아는 사람만 만나는 요즘이다.
그런데 이름밖에 모르는 기자님이 내게 묻는다. 어떤 주제의 글쓰기에 관심이 있는지, 나는 어떤 글을 쓰고 싶은지 묻는다. 쪽지를 읽으며 내내 실실거렸다.
답이 쉽게 나오지 않았다. 오전 내내 집을 치우면서 생각했다. 내가 쓰고 싶은 글에 대해, 관심 있는 주제에 대해. 설거지를 하면서도, 욕실바닥을 밀면서도 생각했다. 그리고 방금 답장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