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어떻든, 무엇을 하든, 어디에 있든
오늘 아침 날씨는 제법 쌀쌀해서 두툼한 옷을 꺼내 입지 않으면 안 되겠더군요.
당신은 잘 지내고 있는지, 감기에 걸리진 않았는지 걱정됩니다.
첫 번째 편지로 저의 번아웃을 고백한 뒤 이번이 꼭 열 번째 편지가 되었네요. 언제 다시 또 편지를 쓰게 될지 모르겠지만 당분간은 오래 이 편지를 여백으로 두려고 해요.
제가 편지를 보내지 않더라도 어디선가, 언제나 당신의 안녕을 기원하고 있음을 기억해주세요.
어쩌면 열한 번째 편지가 빨리 부쳐질지도 모르겠어요. 삶은 저를 알 수 없는 곳으로 데려다놓곤 하니까요. 당신에게 새로이 전할 말이 있거나 제 상황이 달라지면 언제든 다시 펜을 들겠어요.
그때까지도, 그 이후에도 당신을 응원해요. 당신이 어떻든, 무엇을 하든, 어디에 있든. 여기 작은 방구석에서 자기 이야기를 중얼거렸던 제가. 어디선가 제 이야기를 읽어주었을 당신을 향해.
마음을 보내봅니다.
당신의 안녕을, 오늘도 기원하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