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글이 가진 힘을, 연대의 힘을 믿어요
오늘 당신에게 할 이야기는 저에 대한 이야기예요.
저는 왜 번아웃에 대해 쓰는 걸까요.
오래 번아웃에 시달리면서, 나아지기 위해 무수한 시도와 실패를 거듭하면서 혼돈 속을 헤매는 듯했어요. 이 혼돈 속에서 기록하면 나의 그때 마음과 감정이 잘 가라앉지 않을까 생각했지요. 다시금 내 생각을 뒤돌아보고 내가 제대로 출구를 향해 걸어가고 있는지를 한두 발자국 뒤에서 볼 수 있지 않을까요.
답답한 마음이 들거나 우울한 마음이 들때 그 마음을 글로 옮기기만 해도 한결 나아지곤 했어요. 마음 속에 쌓인 감정을 한 번에 쏟아내는 것처럼요.
번아웃에 대해 써야겠다고 생각한 것도 그 때문이에요. 뭐든지 쓰고 나면 좀 나아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었어요.
쉬쉬하고 숨기기보다 함께 모여 이야기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번아웃은 제 문제이지만 우리의 문제이기도 하니까요.
제가 고백한 순간부터 알게 된 게 있어요. 바로 번아웃을 앓는 사람이 주변에 많다는 점이었지요. 제 친구도, 제 옆자리 동료도, 함께 일했던 선배도 후배도. 많은 사람이 무력감을, 어려움을, 번아웃을 이야기했어요. 어쩌면 지금은 번아웃 시대인지도 모르겠어요. 우리 모두 사회의 분위기 속에 무리하고 있고 자기를 소진시키고 있을 테니까요.
이건 제 문제이기도 하지만 우리의 문제이기도 해요. 번아웃으로 힘들어하는 친구에게 제가 느낀 점이라도 이야기해주면 좋겠다는 생각도 그즘에 하게 되었어요. 설사 대단한 방법이나 조언이 아니더라도 일단 괜찮다, 너는 충분히 잘했다고 말해주고 싶었어요.
그 이야길 그리고 누군가에게, 이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해주고 싶었어요. 같이 보여 번아웃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아니, 하다 못해 그냥 번아웃으로 인한 어려움이라도 나누고 싶었어요.
이 편지는 그렇게 시작됐어요.
도움이 되지 못할 수 있어요. 큰 위로와 공감을 얻지 못하더라도.
진심으로 제 마음이 당신에게 가닿길 바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