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신윤지 May 19. 2024

정신 건강을 신경 쓰다 몸 건강까지 신경 쓰게 됐다

제목 그대로 요즘 나 자신에 대한 모든 건강을 신경 쓰고 있다. 

3월에 건강검진을 제대로 받아보자 결심하고, 패키지로 골밀도, 유방초음파, 갑상선 등 초음파, 심전도 체크, 위내시경까지 검사받는 걸 20만 원에 결제해서 검진을 했다.


그날 알 수 있었던 결과로는 위염이 있는데 이건 스트레스 성이어서 딱히 해결방법이 없다는 것이었다.

해결방법이 없다는 소리를 듣고는 '어쩌라는 거지..'라고 생각했다.

유방초음파를 할 때 뭘 표시를 하던데 그게 조금 마음이 걸렸었다. 자세한 건 검사결과지로 알 수 있으니 결과가 나오길 기다렸다.

 

 검사결과지는 2주 후에 나왔고 거기에서는 갑상선 결절 0.3cm가 있으니 정기적인 검사를 받아보라는 내용과 유방에 1cm 정도 결절 같은 게 있으니 6개월 뒤 정기검진을 받아보라는 소견이 있었다.


 그때 나는 이 두 가지 중에 내가 우선 검사를 바로 진행해야 하는 걸 골랐다. 갑상선 결절은 누가 봐도 너무 작아서 지금 뭘 하려고 해도 답이 없어 보이니까 나중에 추적검사 하는 걸로 하고 1cm라는 유방 결절부터 검사를 전문의에게 바로 받아보자 하고 병원을 알아보고 두 곳에 온라인 문의를 넣었다. 

두 곳 다 친절하게 답변을 주셨지만 추후에 갑상선도 검토해 줄 병원까지 생각해서 지금의 G병원을 고르게 됐다. 다행히 유방 검사는 여선생님이 담당이었다.


 병원예약을 잡고 나니 나는 당일에 수술할까 걱정됐다. 내가 경험한 일이 아니면 항상 네이버에 관련 후기들을 쥐 잡듯이 본다. 이번에도 유방결절 관련해서 검사 방법 후기를 한 20번은 보았다. 대학병원으로 전원 가서 제거한 분들도 계시고 그냥  유방전문외과에서 제거했다는 후기들도 있었다. 내 목표는 이걸 6월 안에 제거하는 게 목표였다. 그렇다면 대학병원은 예약이 꽉 찼을 것이고, 수술 전에 조직검사도 해봐야 되니 G병원을 고른 게 좋은 선택이었다. 


 다행히 당일 수술은 아니었고 의사 선생님은 초음파 상으로는 섬유선종의 일종으로 양성종양 같다고 하셨다. 하지만 조직검사를 하기 전까지 방심할 수 없으니 조직검사 날짜를 바로 잡았다. 날짜도 참 애매했던 게 어버일날 조직검사를 했다. 이번 어버일날에는 뭐 해드릴 수가 없겠구나.. 그냥 건강하단 걸 알려드리는 걸로 퉁치자 하고 결심했다.


 조직검사를 하고 나는 통증 때문에 많아 아파했다. 조직을 일부만 떼는 것도 이렇게 아픈데 이걸 다 제거하고 나서는 얼마나 더 아플까? 이건 왜 생겨서 나를 불편하게 하는지 참 내 몸을 알다가도 모르겠다. 인터넷에 검색하니 유방결절은 왜 생기는지 원인도 몰라서 대부분 호르몬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한다. 내가 원해서 호르몬이 나오는 것도 아닌데 이게 악성종양일지 양성일지 걱정해야 한다는 게 뭔가 억울했다.


검사결과는 일주일 뒤에 나왔는데 다행히 양성이었다. 처음에는 하나만 결절이 있는 줄 알았는데 모양이 이상한 게 초음파로 추가 발견돼서 그것도 같이 했다. 의사쌤은 결과를 말해주시면서 '이건 자연적으로 사라지지 않아요.'라고 말해주셨다. 이미 6월 안에 제거하자는 목표를 세운 나는 바로 수술날짜를 잡고 싶다고 했다. 대부분 정기검진으로 지켜보며 2cm 이상이 되면 제거하는 분들이 많은데 엄마가 유방암으로 돌아가셔서 걱정이 많이 됐다. 그리고 2cm에서 제거하는 것과 지금 제거하는 게 수술비도 그렇고 별로 차이가 없어 보였다. 수술날짜를 잡는데 이 와중에 회사 정기업무일이 걸렸다. 그걸 피해서 월요일로 수술날짜를 잡았다. 


 여담이지만 수술 상담실에 있던 선동열 선수의 사인볼을 봤는데 여긴 믿어도 되는 곳이구나 하고 다시 다짐을 했다. 아직 수술 전인데 수술 후의 고통만 걱정되지 수술 자체가 무섭지는 않다. 오히려 수술날짜가 더 기다려진다. 요즘 주변에 건강검진할 때 초음파도 꼭 해보라고 말하고 다닌다. 진짜 사람 일은 알 수가 없다.


이제 갑상선 결절만 남았는데 이거는 9월에 한 번 경과를 보고 결정할 거 같다. 갑작스럽게 수술비가 들게 돼서 눈물 나는데 그래도 보험이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도 든다. 사람 일 정말 예상할 수가 없다.


 정신 건강을 챙기고 있다가 올해 들어서 몸 건강을 챙기고 있는데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게 이토록 어려운 일인 줄 몰랐다. 나를 돌보는 것도 지치는 일이다.









이전 14화 카레 한 국자의 추억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