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2. 본격적으로 시작한 아들 둘 육아
아이가 하나였을 때는 하나 키우는 것도 쉽지 않다 생각했지만,
아이가 둘이 되고 나니 하나 있을 때는 정말 쉬운 거더라.. 하나 데리고는 세계여행도 갈 수 있겠더라.. 합니다.
사실 워낙 사람일은 주관적이기에 내가 느끼는 지금의 감정과 상황이 제일 힘들게 느껴지고, 남들은 쉽게 느껴지는 것들이 많습니다.
본인이 직접 경험해보지 않으면 느낄 수 없는 것들이 많기에 선뜻 일반화할 수는 없지만,
분명한 건 아이 둘 키우는 게 하나였을 때랑은 상황이 많이 달라지고, 결코 쉽지 않은 것입니다.
저는 워낙 하고 싶은 것도 많고, 파워 J형인 성격이라 매사에 계획적이고 틀에서 벗어나는 것을 싫어했어요.
지금 이 시간에 이것을 해야 나중에 다른 것도 할 수 있다 보니 계획이 틀어지는 것도 스트레스받아했었습니다.
그래서 만약에 대비해서 플랜 B까지 세워두는 철저한 성격의 사람이었어요.
물론 지금도 계획적이고, 많은 것을 하고 싶은 사람인 건 변함이 없지만,
아이 둘을 키우면서
그 속에서 살기 위해, 나를 위해, 아이들을 위해 조금씩 내려놓기 시작했습니다.
육아를 하면서 예상치 못한 순간들이 당연히 생기기 마련이지만,
아이 둘을 키우면서는 그런 상황들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계획대로 되지 않는 날이 많아졌습니다.
아이들이 갑자기 아파서 계획이 틀어지거나, 원래 오늘 해야 할 일이 있었는데 급한 일이 생긴다거나, 아이들이 돌발행동을 한다거나 하면 스스로 스트레스를 받고, 많이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혼자 스트레스를 받으면 그 피해는 저뿐만 아니라, 아이들과 가족들에게도 영향이 간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괜히 예민해지고, 아이들에게 화내게 되고, 상황을 더 좋지 않게 만들 뿐이었습니다.
어차피 벌어진 일이고, 내가 통제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고, 지금 내가 스트레스받는다고 해도 달라질 게 없기 때문에, 나를 위해 그리고 아이들과 가족들을 위해서 '괜찮아, 어쩔 수 없지.'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 뭐. 괜찮아. 그럴 수도 있지. 하면서요.
육아를 하면서 느낀 건 내가 조금씩 내려놓기 시작하면서 스스로 정해놓은 강박에서 조금씩은 벗어나게 되고 나 자신에게도, 아이들에게도 자연스럽게 부드럽게 대할 수 있었습니다.
충분히 그럴 수 있고, 오히려 잘 된 일이야. 하면서 상황을 좋게 보려고 노력했습니다.
'괜찮아, 오히려 좋아!'
오히려 좋다는 말이, 정말 큰 힘이 되었습니다.
예전에 저 같았으면 스트레스받고, 힘들어하고, 화를 냈을 텐데 육아를 하면서 오히려 제가 정말 많이 배우고 성장을 할 수 있었습니다.
상황을 보는 눈이 넓어지고, 상황을 받아들이는 마음이 넓어졌습니다.
아이들이 오히려 저를 더 멋진 사람으로, 더 넓은 사람으로 만들어주었습니다.
아이들도 매일 성장하며 나날이 크고 있지만, 저 또한 아이들로 인해 많이 성장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제가 아이들에게 사랑을 표현하고 사랑으로 육아를 하고 있지만, 제가 아이들에게 주는 사랑보다 아이들에 저에게 주는 사랑이 더 크게 느껴집니다. 힘든 순간이 와도 아이들의 순수한 모습과 해맑은 모습을 보면 그 힘듦이 눈 녹듯 사라집니다. 하루 종일 힘들었어도 아이들이 한번 웃겨주거나 뽀뽀해주고, 애교 부리는 모습, 곤히 잠든 모습을 보면 힘들었던 마음이 행복으로 채워집니다.
그리고 아이들에 대한 기대도 조금씩 내려놓기 시작했습니다.
아이들에 대한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게 되면서, 아이들을 부정적으로 바라보게 됩니다.
'다른 집 아이는 이것도 한다던데, 우리 아이들은 왜 이것도 못할까'
'누구누구는 벌써 이걸 한다던데, 우리 아이들은 왜 늦을까' 하며 끊임없이 다른 아이들과 비교를 하기 시작합니다.
육아하면서 느낀 건 비교는 절대 해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물론 형제간에서도 마찬가지예요.
사실 이 부분은 솔직히 저도 어렵습니다. 다른 아이들을 볼 수 없는 것도 아니고, 눈에 보이고, 함께 육아 정보도 쉽게 공유할 수 있고, 공유가 되는 사회니까요.
하지만 의식적으로, 우리 아이들 자체만으로도 고귀한 존재임을 기억하고,
육아의 본질을 잊지 않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우리 아이들도 충분히 잘하고 있고, 충분히 사랑받을 존재이고, 충분히 무한한 잠재력을 지닌 아이들이기에 선뜻 나의 편협적인 시선과 잣대로 아이들을 평가하는 건 좋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시작된 비교는 끊임없이 아이들을 부정적으로 바라보게 만드니까요.
저도 쉽지 않기에 아직도 많이 노력하고 고치려고 하는 부분입니다.
나 스스로에 대한 강박을 내려놓고,
계획이 틀어져도 괜찮아하며 내려놓고,
아이들에 대한 기대와 욕심을 내려놓고,
나와 아이들과 우리 가족의 행복을 위해
충분히 괜찮아, 오히려 좋아. 하며 내려놓기 시작했습니다.
그랬더니 훨씬 더 여유롭고, 화를 내지 않게 되었습니다.
물론 아이들에게 절대 해서는 안 되는 것들을 단호하게 훈육을 하는 건 있지만,
감정적인 이유로, 아이들을 힘들게 하지 않고, 웬만해서는 화를 내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내려놓음으로써 행복은 올라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