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쉬게 된 워킹맘
임당 검사를 했더니 빈혈 수치 9.7이라는 결과를 얻었다.
임당은 통과해서 기분 좋았는데 빈혈수치가 한자리 숫자로 좋지 않다는 진단을 듣게 된 것이다.
어쩐지.. 자꾸 핑~돌고 앞으로 넘어지는 것이 잦더라니...
저혈압 때문이라 생각하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빈혈 때문이었나 보다.
사실 어지러움과 자꾸 넘어지는 일이 반복되다 보니 대중교통을 타고 출근할 때 긴장을 많이 했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눈앞이 아득해지면 자리에 바로 주저앉아 괜찮아질 때까지 기다린 후 다시 몸을 움직였다.
병원에서 조금 쉬는 것을 권장하기에 회사에 사정을 말한 후 짧은 휴가를 받았다.
야호! 휴가다!!
생각하지도 못한 휴가기간... 책도 읽고 영화도 보고 운동도 하고 글도 쓰고!!
또 뭐 하지? 못 만났던 친구도 만나고... 쇼핑도 다니고...
아주 제대로 휴가를 사용하겠다는 설렘으로 들떠 있었다.
드디어 시작된 휴가^^
첫날부터 몸이 아팠다. 그래.. 나 임신 중이지.. 입덧도 아직 하는 중이었어...
이틀 정도는 정말 누워서 지냈다. 아직 빈혈도 느껴지기에 섣불리 몸을 움직이는 것을 자제했다.
나만의 휴가 즐기는 방법
휴가 기간에 꼭 특별한 무언가를 해야만 한다는 생각을 버리기로 했다.
아침에는 잠이 덜 깬 아이를 안고 사랑한다며 아이 얼굴을 비비면서 아이와 꽁냥꽁냥한 시간을 가졌다.
아이를 위한 맛있는 아침을 만들어 주고 등원도 함께 했다.
낮 시간에는 하루 한 끼 꼭 챙겨 먹고 집 근처 산책을 하며 나와 둘째 아이를 위한 건강한 시간도 가졌다.
아이 하원 전까지 그동안 보고 싶었던 OTT를 보며 잠깐의 휴식을 즐겼다.
몸이 괜찮은 날에는 하루에 한 가지씩 집 정리를 하면서 뿌듯함을 느꼈다.
휴가에는 특별한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생각을 늘 했었다.
그래서일까? 분명 휴가를 갔다 왔는데 오히려 더 피곤함을 느낄 때가 많았다.
그러다가 이번에는 “특별함”이라는 부담감을 덜어내고 소소하게 휴가를 즐기면서 정말 “쉼”을 느껴보고 싶었다.
그 결과 이렇게 또 나만의 무언가가 생긴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스트레스가 덜해서 그랬는지 잘 먹고 잘 쉬어 그런지 빈혈도 좋아진 것 같았다.
잘 쉬고 사무실로 복귀하니 일을 하고 싶다는 의욕도 생겼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사 온 지 2년이 되어가는데 예전 동네가 그립고 좋았다며 지금 사는 곳에 대한 불만이 가득했는데....
이번에 산책을 하기 위해 여기저기 걸어 다녀보니 볼거리도 많고 재미있는 곳도 많아 내가 참 좋은 곳에 살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의 변화도 경험하였다.
소소한 일상에 대한 고마움을 느꼈고, 휴가를 즐기는 방법도 여러 가지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무엇보다 몸과 마음이 건강해질 수 있었던 ‘나만의 휴가 즐기기’
몇 년 전 정상급 아티스트가 좋은 음악을 만들어내고 좋은 무대를 만들어 내는 방법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열심히 활동 후 열심히 잘 쉬는 것”이 자신의 방법이라고 답변을 한 인터뷰 영상을 본 적 있다.
그때는 열심히 잘 쉬는 것이 구체적으로 무엇일까 하는 궁금함이 가득했는데 아무래도 이번에 궁금증을 해결한 것 같다.
이 세상의 모든 워킹맘들!! 한 달에 한번 단 몇 시간만이라도 자신만의 방식으로 휴가를 즐기며 새로운 에너지를 얻어 몸과 마음이 건강한 워킹맘이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