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듦을 이겨내 보는 아주 좋은 기회
//하루하루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더위에 지쳐갑니다.
하루하루 아무것도 할 수 없어서 더위가 더 잘 느껴집니다..//
<우리나라는 왜 이리도 더울까.. 시골은 왜 더 더울까.. 우리는 이미 이 정도로 나약해졌나?>
이사하기 전에는 할 일이 너무나 많아서 힘이 들었다.
하루가,이틀이, 일주일이 어찌나 쏜살같이 흐르는지 뒤돌아 보면 한 달이 훌쩍 지나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하루가 길다.
이틀이 너무나 길고
일주일이 일 년만 같다.
왜 그럴까?
일단 무엇보다도 생활공간이 모두 바뀌었고
모든 편의 시설?과 멀어졌다.
아이들과 나의 입맛에 딱 맞게 해 놓았던 살림살이들이 하나도 없고 오직 방 한 칸에 모든 것을 구겨 넣은 채 살아가고 있다.
하루하루 D-day를 바라보며 살아간다는 것이 이런 것인가 보다.
장거리 등교를 해야 하기에 기상시간은 더욱 빨라졌다.
다른 아이들이 아직 꿈나라에 있을 시간, 아침 7시 30분에 우리들은 차를 타고 출발한다.
혹시나 늦을까 무서워 너무 서둘렀던 하루이틀의 출발시간이 루틴이 되어 선생님보다도 일찍 등교하는 아이들이 되었다.
나는 새벽부터 일어나 아침밥을 하고 하루 일정의 모든 가방을 싼다.
아이들 준비물, 학원가방, 나의 도시락, 내가 하루 종일 해야 할 것들..
커다란 책가방이 하나 가득하고도
보냉백 하나, 아이들 학원가방까지 하면 매일매일 여행자처럼 짐을 싸서 나선다.
사실 모든 것을 사 먹으면 조금 더 가뿐해지긴 한다.
그런데... 매일이 되면 그렇지 못한다.
나는 물통부터 커피와 다과, 간식까지 모두 싸야 한다.
물론 아이들 하교 후 중간에 먹을 간식 포함이다.
새벽부터 일어나 모든 일정을 해나가며 잠시 쉴 곳은 도서관이다.
그렇기에 나의 하루는 너무나 길다.
마음 편히 발 뻗고 누울 5분이 없어서 그러는 것일까?
차라리 나도 학교나 다니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예전에는 집안일이 많아 도서관에 3시간만 진드감치 있어 보는 것이 소원이었다.
그래서 도서관 생활이 너무나 즐겁고 좋을 것 같았다.
그런데 매번 혼자서 빵으로 아침, 점심을 때워가며 있는 도서관 생활은 내 생각과 좀 달랐다.
우선 여름철 도서관은 사람이 너무나 많다.
다닥다닥 붙어 있노라면 숨이 다 막힌다.
게다가 나의 집안일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그저 뒤로 뒤로 미뤄져 있기만 할 뿐이다.
나의 불편한 생활을 나열하자면 사실 끝도 없다.
끝도 없을 나의 모든 하소연을 잠재우는 것은 딱 한 가지이다
'사회생활 하지 않고 도서관에 있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다행인가!!'
맞벌이 생활에 새벽기상, 새벽취침으로 하루하루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잘 알기에 나는 그저 찡찡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아주 잘 알지만 개개인마다 자신의 힘듦이 있다는 사실로 나의 찡찡을 이해해 주시길.. 대신 나는 물질적인 풍족함을 포기한 것이기도 하다. )
집에 돌아올 때면 아이들은 이미 꿈나라에 가있다.
너무 피곤하여 도착했다고 잠을 깨우면 눈물을 뚝뚝 흘리기도 한다.
안쓰럽기도 하다. 너무나 잘 안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
내가 대신해줄 수도 없는 일이고 대신해줄 수 있다 해도 그럴 여력이 나도 없다.
지금은 모두가 힘들고 모두가 적응해야 한다.
각자 이겨내야 한다.
어쩌면 이런 생활이 아이들이 힘든 세상을 살아가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낯설고 불편함에 적응하기, 힘든 하루를 잘 이겨내 보기 등 너무나 편안하게 살아가는 요즘 아이들에게 잘 없을 기회이다.
아이들 뿐만 아니라 나에게도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며 매일매일 이렇게 주어진 기회에 감사하고자 한다.
불평불만이 비집고 나오려고 할 때면 이 생활이 주는 고마움에 집중하려고 한다.
그것이 힘든 나날을 이겨내는 유일한 방법인 것 같다.
여기 우리 말고 힘든 아이 한 명 더 있다.
앞집 아저씨가 내다 버린다고 하여 데려와 키우는 개다.
그런데 겁이 너무나 많다.
그래서 하루 종일 짖는다.
사람이 지나가도 차가 지나가도 짖는다.
겁이 너무나 많다. 저 멀리서 계속 짖는다.
그런데 낯선 우리가 어느 날 와서는 떠나지도 않고 머무르며 산다.
너도 참 ...얼마나 힘들까 싶다.
하지만 어느 날은,
더 자고 싶은데 끝도 없이 심하게 짖을 때면 참 밉기도 하다.
쟤는 왜 이렇게 짖을까? ..
아마도 내가 살면서 본 개들 중 가장 많이 짖는 것 같다.
얼마나 겁쟁이이면 자기에게 밥을 주고 키워주는 주인 외엔 인기척만 들려도 짖고 본다.
이 아이가 이 집에 오게 된 이유를 듣고는 참 안쓰러웠다.
너도 무서워서 짖는 것이라면 그런 성격으로 살아가는 것만으로도 안쓰러웠다. 그런데 정도가 심해지니 미움도 생긴다.
하루 종일 울어대는 갓난아이를 보는 것만 같다.
어쨌건 너도 힘들고 우리도 힘들지만
네 덕분에 일찍 일어나 이런 멋진 새벽하늘도 보게 된다.
우리 모두 이 힘든 여름을 이겨내야 한다.
각자의 힘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