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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방울 Nov 11. 2024

내 마음의 종소리

행복의 기초

찬바람에 목이 칼칼하고 마른 잎처럼 목이 마르다. 벌써 입동이라더니 갑작스레 찬 공기가 내게 훅 들어온 모양이다. 몸에 열기가 돌고 기침으로 내 몸을 흔든다. 음음 목을 가다듬어보지만 간질간질 목에 뭔가 걸린 듯 개운치 않다.


만사 귀찮아 설거지도 하다 말고 내 대신해줄 이 없나 둘러보지만 아무도 없다. 수세미에 거품을 만들어 그릇을 닦다 말고 그냥 쌓아 둔 채로 혼자 뿔이 나서 방으로 들어왔다.


침대를 따뜻하게 데우고 누워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자니 그것도 좀 쑤신다. 이 시간에 노트북 앞에 앉아 책도 읽고. 글도 쓸 시간.


누운 채로 책을 읽다 말다

누운 채로 글을 쓰다 말다


서랍장에 있던 글을 꺼내어 아버지 글을 읽다가 그만 자리에서 일어났다. 하다만 설거지를 마무리하고 젖은 소매깃을 툭툭 털어내니 기분도 나아진다. 누워서 쉬어서인지 무거운 머리도 한결 가볍다.


아버지의 글이 나를 일으켜 세운 셈이다. 이깟 감기, 뭐라고. 설거지를 끝낸 개운해진 마음으로 자리에 앉아 쓰던 글도 마무리하고 책을 꺼내 들었다.


"잘 갔다 왔어?"

"좀 괜찮아?"

"자고 나니 한결 나아."


늦게 들어온 남편을 덤덤하게 맞이했다. 하다만 설거지를 들키지 않아서 다행이라 생각했다. 내 부족한 마음까지 들키고 싶지 않은 오늘.


아버지 덕분이야, 오늘.

잠들기 전 아버지가 쓴 글을 끝으로 오늘 하루도 마무리.



행복의 기초


눈물샘을 자극하는 쓴 단맛 인생살이

유통기한 없는 불교 설법 경청할 때마다

내 마음에 종을 울리게 하고 깨우쳐주는 진리

마음과 행을 달리하는 인간의 본능

마음을 따라가지 못하는 것은 당연한 섭리입니다.

우주의 섭리, 자연의 섭리, 기억할 수 없는 생사의 갈림길입니다.


내가 남보다 조금 더 마음을 정리하고

눈을 감고 사색하고

좀 더 바른 생각을 실천하는 노력

남을 배려하고 양보하는 작은 실천이

보이지 않는 나를 살찌게 하고

행복의 기초가 됩니다.


잠들기 전 마음의 종을 울려봅시다.

사는 것이 행복합니다.


잠들기 전 늦은 밤, 철수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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