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싸이코박 닥터 Nov 09. 2022

프랑스에서 사는 나에게 8월 15일이란?

세 가지의 축일

프랑스에서 사는 한국인인 나에게 8 월 15 일은 세 가지의 축일입니다.


- 내 생일.

- 성모승천 대축일. 

나의 세례명은 마리아입니다. (한국에서는 세례 받을 때 성인의 이름이 주어집니다.)

- 한국의 독립기념일. (1945 년 한국이 일본 점령에서 해방되는 날)


나는 마흔의 행복한 생일을 지냈습니다.


혼자 휴가 - 생일 선물 7회- 여서 남편과 딸들 없이 생일을  혼자 지내게 됐습니다.

마흔의 '생일 선물' 받기 전까지만 해도 혼자 있는 게 우울했을 텐데 오히려 나에겐 휴식 - 나만 챙기면 되는 그 편안함- 도 주고 재밌었었습니다.


원래 생일을 혼자 보내려고 했는데 쏘피라는 성당 사람에게 초대를 받았습니다. 즉흥적으로 'Yes 좋아요. ' 했습니다.

쏘피의 남편과 그 커플의 아이들 네 명 중에 두 명 -아이들이 18살 22살 청년들- 그리고 또 다른 성당에서 아는 할머니 할아버지 커플이 있었습니다.

별로 친하지도 않은데 친근하게 느껴지고 수줍음 하나도 없이 말도 잘했습니다. 재밌는 점심식사를 나눴습니다.

저녁에는 나와 같이 일하는 동료를 초대해 재밌게 보냈습니다.


나는 멀리 있어 못 만나는 한국의 친구들과 프랑스 친구들에게 노래를 해달라고 오디오 녹음을 요청했습니다. 친구들 목소리를 듣는 것이 얼마나 기뻤는지 모릅니다. 친구들이 나를 위해 음성 메시지를 보냈을 때 나는 얼마나 행복했는지 모릅니다. 이 녹음은 나에게 큰 선물이었습니다. 나는 진짜 기뻤습니다.


성모승천 대축일 미사 도중에 어떤 14살짜리 소녀가 쓰러졌습니다. 미주 신경 실신이었습니다. 

그걸 보자마자 나는 그녀에게 달려갔습니다.

옛날 - '생일 선물' 전- 같았으면 망설임이 있었을 텐데, 아무런 망설임 없이 달려가, 나는 의사라고 말했고, 누우라고 하고 의자에 다리를 올려놓았습니다. 그리고 말했습니다.


"깜짝 놀랐겠다.  

미주 신경 실신이야.

미주 신경이 자극돼서 피가 뇌로 못 가서 실신하는 거야.

누우면 피가 뇌로 쉽게 올라가게 도와주면서 괜찮아져. 너무 더워서 그럴 수 있단다.

어떤 감정이니? 괜찮아?  "


나는 감정적으로 더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습니다.


그리고 신부님께 죄송한 말이지만 그 덕분에 미사 시간이 더 빨리 지나갔습니다.


"신부님 그날 강론 저랑 논의하셨죠?"


솔직히 그날 신부님의 강론은 좀 지루했습니다. 지루한 영화 보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미사 끝나고 신부님 찾아가 솔직히 얘기했습니다.

이런 얘기를 하면 프랑스 사람들이 놀랍니다.

한국사람들은 더 놀라겠습니다.

그래도 뒤에서 다른 사람들한테 얘기하는 것보다 관련된 사람한테 직접 얘기하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신부님께서 오히려 잘 들으셨답니다.


어떨땐 강론들을 때 손들고 질문하거나 나의 생각을 말하고 싶을 때도 있지만 미사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 합니다.

이제 신부님들이 내가 미사에 보이면 진땀 흘리시는 거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나는 할 말이 너무 많습니다. 그동안 못했던 말, 나 스스로 안 했던 말...


혼자 휴가가 마지막 말 나는 사실 가족의 일상생활을 찾는 것이 조금 두려웠습니다.

나는 딸들이 집에 돌아오자마자 엄마인 내가 없어 표현할 수 없었던 모든 부정적인 감정을 나한테 쏟아부을 걱정을 했었습니다.

근데 그건 내가 착각했습니다. 내가 잘 못 생각했습니다.

딸들은 차근차근 자세히, 자기들이 한 일을 나에게 말했고, 내가 자기들이랑 함께 했으면 좋았을 거라고 하며 자기에 진실을 분명하게 말했습니다.

이 글을 쓰면서 나는 딸들에게 대한 존경심을 느낍니다. 얼마나 간단하고 쉽게 표현을 하는지!


그것은 딸들이 사랑하는 아빠와 좋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는 것을 증명하기도 합니다.


나는 자기들이 그리웠지만 '혼자' 있는 것도 좋았다고 대답했습니다.

둘째 딸 디아나가 대답했습니다.


"엄마는 혼자가 아니고, 친구랑 놀러 다녔잖아!"


나는 대답했습니다.


"그래 맞아. 엄마는 그 시간이 필요했고 엄마에게는 많은 도움을 줬어. 

엄마한테는 사람 만나는 게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어. 그것이 엄마는 필요해.

그리고 엄마는 엄마 자신을 더 잘 알았기 때문에 행복하단다."


또 나는 수녀님 대모로부터 생일 선물을 받았습니다.

멋진 작은 네이비블루 핸드백. 나를 가장 감동시킨 것은 수녀님께서 나에게 선물을 찾는 데 시간을 보냈다는 것입니다.


내 40번째 생일에 선물을 많이 받았습니다. 

인생에서 제일 행복한 생일입니다.


https://brunch.co.kr/@4179781ab6314eb/10


https://brunch.co.kr/@4179781ab6314eb/22

https://brunch.co.kr/@4179781ab6314eb/20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