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맛도 내맛도 아닌데, 그게 나야.

물은 꼭 마셔야 하잖아.

by 담하dam ha

물은 다양하다.

마시는 물, 설거지하는 물, 씻는 물, 수영하는 물, 호수, 바닷물.

물은 염분과 미네랄, 그리고 약간의 화학성분 구조가 달라서 사용 용도가 다르지만.

다 물이라고 한다.

물 줘. 하면, 어떤 물?하고 묻지 않는다.

그 사람에게 물을 건넨다.

바닷물을 달라고 할 일도, 호수의 물을 달라고 할 일도 없기 때문이다.

상식적으로 그렇기 때문인데 우리가 마시는 물을 달라고하지 수영에 필요한 물을 달라거나 씻을 때 필요한 물을 달라고 하지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물을 달라는 것이 굉장히 자연스러운 것이어서다.

마실 물이 필요하다.

동물, 식물 모두 물이 없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

우리의 혈액은 수분을 가지고 있고 풀잎들은 진액 안에 수분이 없으면 말라버린다.

물은 중요하다.

하지만 바닷물이나 씻을 때 사용하는 물은 중요도가 떨어진다.

마실물은 당장 생명에 지장을 주지만 바닷물이나 호수의 물이나 씻는 물은 당장 생명에 지장을 주지 않기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무엇이 부족한 느낌이 들 때 '목마르다.'고 한다.

무엇이 목마른지는 개개인에 따라서 다른데, 나는 보통 창작과 학습에 목이 마르다.

공부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 어디있냐는 말에 제일 공감을 못하는 사람이었고, 그런 말이 나오면 당황스러울 정도였다.

암기는 잘 못하고, 이름이나 지명을 매 순간 잊어버리지만, 책 읽는 것을 좋아하고 기본적으로 '학습'을 좋아한다.

배운다는 것은 좋은 것이고 부끄러운 것이 아닌데, 왜 나는 항상 당황스러운 일이 일어났을까.

왜 아무도 배우고싶어하지 않을까.

어릴 때부터 그것이 가장 의문스러웠다.

내게 지대한 영향력을 주신 외할아버지는 어린 내게 사람은 누구에게든 배울 수 있는 것이라고 말씀하시곤 하셨다.

7살 동생들도 배울점이 있는 선생님이라고도 하셨다.

그래서 나는 어린 친구가 무언가를 알려주려하거나 말하면 듣는 습관이 있고, 배우고 싶어하는데 그 모습을 누군가는 '우스워'보기도 한다.

어릴 적에는 왜 그런 것인지 이해가 가지 않았는데, 그런 사람들은 자신이 사는 세계가 정답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지금은 그 사람들을 나의 세계가 가장 옳고 가장 좋은 세계이니, 타인의 세계는 몰라도 된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사람들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세계관이 확장되는 기쁨을 모르는 사람들.

더 넓은 세상을 알아가는 환희를 모르는 사람들.

그 목마름을 경험해보지 못한 사람들.

그렇게 생각하니 그들에게서 부러운 점을 조금도 찾지 못하는 사람이 되었다.

그들에게 배울 부분이 있겠지만 부러운 부분은 없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타인의 부러움을 사는 사람들이 가진 것들을 욕심내지도 않게 되었다.

부러운 부분도 있고, 가지고싶은 부분도 있지만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보고, 그 사람과 같이 되기 위해서는 어떤 부분을 공부할 지를 생각하고, 그들의 성공을 진심으로 축하할 수 있다.

외할아버지의 가르침 때문인지, 학습을 즐거워하는 성격이나 성향 탓인지 정확히 확인하고 알 수는 없지만 두 가지 모두의 영향인 것은 틀리지 않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목마르다.

배우고싶고 알고싶고 그리고 무언가를 창작하고싶다.

그리고 알면 알수록 창작물이 가득 생긴다는 것을 모두가 알았으면 좋겠다.

나도 목마르고 어딘가 내 글을 보는 사람도 창작에 목마를 테니, 우리 모두 배움에도 목말라보자 말하고싶다.

배움에는 조금도 잃을 것이 없다.

그래서 우리 모두 목마름을 서로 채워주자.

나의 갈함을 당신이 채우고, 당신의 갈함을 나를 포함한 다른 누군가가 채우자.

그렇게 살아간다면, 세상이 얼마나 아름답게 변할까.

그런 꿈을 꿔본다.

다른 이가 채워준 그 갈함의 자리에는 새로운 창작물이 피어나고, 피어나고, 피어나고, 피어나고...

모두가 다 아름다운 동산 하나쯤 거뜬히 가진 세상.

오늘 꿈은 그런 세상이 나오는 꿈이면 좋겠다.

물은 꼭 마셔야 하니까.

모두 갈증은 날 테니까.



keyword
이전 17화니맛도 내맛도 아닌데, 그게 나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