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시간에 문제에 나올 거라고 미리 얘길 해줬는데도 틀린 거야? 집에서 공부 안 했구나?"
"이건 실수로 틀렸어요."
뭘 해도 공부를 안 하는 학생들이 있어서 몇 문제는 시험에 나올 거라고 미리 대놓고 이야기를 해주는데도 채점해보면 여지없이 틀린다.
그럴 때마다 아이들은 항상 실수였다고 하지만 객관적으로 판단하면 그건 실수가 아니라 본인 실력이 거기까지 인 것이다.
그동안 가르쳤던 수많은 학생들 중에서 전교 순위권 안에 들어가는 학생들의 공통점은 실수가 없다는 점이다. 학생들이 흔하게 하는 실수(본인들은 실수라고 한다)는 사실은 실력의 차이다.
진짜 공부 잘하는 아이들은 이런 실수는 안 한다. 영어 상위권에 들어오는 아이들은 정말 실수하게 되는 경우에는 1문제 틀려 오는데 3점짜리를 틀리면 97점 2점짜리를 틀리면 98점을 받아온다. 학원 Review Test 도 마찬가지이다.상위권 학생들은 학원의 시험도 정말 실수로 틀리는 경우는 별로 없다.
항상 그 이외의 학생들이 시험이 끝나면 늘어놓는 변명이다.
그런데 정작 본인들은 실력차이 라는걸 자각 하지 못하고 있다. Review Test 가 끝나고 나면 서로서로 몇 점이냐고 상대방의 점수를 물어보며 자신의 점수를 오픈한다. 그렇게 상대방의 점수를 알아내고 거기서 안주한다. '나만 못 본 게 아니구나'라고 생각하고 이 정도면 충분하다 싶은 건지 스스로 만족한다. 물론 본인이 만족한 점수가 엄마도 만족스러운 점수는 아니다.
이 실력의 격차를 줄이고 싶으면 방법은 사실 꾸준히 공부하고 복습해서 내 것으로 만드는 것 이외에는 특별한 노하우는 없다. 상위권 아이들의 점수를 보고 다들 '쟤는 원래 잘하니까.'라고 치부해 버리는데 원래 처음부터 잘하는 애들은 없다. 사실은 대부분의 상위권 학생들의 비결이 바로 성실함과 꾸준함이다. 내가 가르치는 학생들 중 작년에 처음 영어학원을 다니기 시작한 아이가 있다. 집에서만 공부하다가 5학년이 되면서 처음으로 어학원을 등록해서 영어학원이란 곳을 다니기 시작한 학생이다. 진도를 어느 정도 나간 반에 중간에 합류했고 처음 학원을 다녀 본 이 친구는 학원의 커리큘럼과 진도를 성실히 꾸준하게 따라왔다. 처음 합류했던 첫 달에는 당연히 그 친구 실력이 제일 안 좋았다. 하지만 작년 3월에 들어와서 10개월 동안 성실하게 노력한 결과 지금 그 반에서는 그 친구가 탑이다.
이렇게 꾸준함과 성실함을 무기로 장착한 친구들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실력이 일취월장으로 향상되는 것이다. 이런 친구들은 실수가 없다. 평소에 스스로 노력해서 쌓아 올린 실력이 튼튼하게 뒷받침되어있기 때문에 어떤 상황에서 다양한 유형의 문제를 던져줘도 항상 준비가 되어있어서 당황하지 않고 차분하게 풀어나가는 게 가능하다.
하도 Review Test 준비를 안 해오길래 일부러 문제를 가르쳐주고 이 문제는 시험에 나올 거니까 표시해 놓으라고 알려줘도 책도 안 읽어보고 그냥 오는 아이들은 다 알려주는 시험을 70점도 못 넘기는 일이 허다하다.
그래서 아이들이 매번 늘어놓는 '실수한 거예요'라는 변명이나에게는 '복습 안 했고, 책도 안 읽어봤어요'라는 말로 들리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