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도 마찬가지지만 요즘에는 집집마다 아이를 1명만 낳아서 키우는 집이 많고 아이가 많아봤자 둘이다. 가끔씩 예외적으로 3명씩 키우는 집도 있긴 하다. 그도 아니면 우리 사촌 언니들처럼 아~주 드물게 기본 3-4씩 낳아서 키우는 집도 있긴 하지만... (그래서 난 언니들을 애국자라고 부른다)
학원 여학생 중 spoiled brat(응석받이로 버릇없이 자란 아이)인 아이가 있다. 나도 아들 하나만 키우고 애 하나를 귀하게 키우고 있기는 하지만 이 집은 딸 둘을 키우는데 둘 다 애가 하고 싶은 건 무조건 하게 해 주고 애 말이 무조건 다 옳다고 생각하고 키우는 집이다. 첫째 때도 그랬는데 둘째는 더 심하다.
둘째가 학원 숙제가 어렵고 힘들어서 징징거리면 곧장 학원에 숙제 좀 어려운 거 내지 말라고 컴플레인 전화를 하는 집이다. 단어 외우기 귀찮으니까 집에 가서 엄마한테 단어 힘들다고 징징거리면 바로 학원에 전화해서 우리 아이가 단어 외우는 거 힘들다고 하니까 단어 시험을 없애 달라고 한다. 이게 말이 안 되는 요구인 게 다른 애들이라고 재미있고 행복해서 단어를 외워오는 게 아니다. 힘들고 고생스럽지만 단어를 외우지 않으면고학년들은 중학 교과 과정이 너무 힘들기에 대부분의 학생들이 5-6학년때 학원 다니면서 미리미리 단어를 외우고 준비하는 것이다. 학원의 교과 과정이 정 힘들면 레벨이 낮은 반에 가서 놀면서 편하게 다녀도 된다고 권했는데 또 그건 싫다고 한다.
같은 반에 다른 친구들과 남아있으면서 숙제도 싫다 단어 외우는 건 더 싫다니 도대체 어쩌란 말인지...
그런 아이가 엄마가 허락했다며 학원에 와서 쉬는 시간에 끊임없이 핸드폰으로 유튜브 동영상을 보거나 게임을 하고 앉아있으니 다른 아이들도 각자 자기 핸드폰으로 게임을 하고 있다. 문제는 쉬는 시간에 화장실도 안 가고 게임을 실컷 하다가 꼭 수업이 시작하면 물 마시고 오겠다, 화장실 다녀오겠다며 강의실을 이탈하는 학생이 생겨서 쉬는 시간에 핸드폰 하지 말라고 경고를 주었더니 그날 내가 퇴근한 후 바로 그 엄마에게 전화가 왔단다. 원장님이 받으셨는데 왜 내가 허락한걸 선생님이 못하게 하느냐면서 애가 쉬는 시간에 핸드폰으로 게임도 하고 해야 스트레스를 풀 거 아니냐면서 엄마가 다 알아서 관리하니까 학원에서 뭐라고 하지 말라는 전화가 왔으니 그냥 내버려 두라 하셨다.
속에서는 열불이 나지만 학부모가 내버려 두라고 하니 뭐 어쩌겠는가! 한 사람만 허락하고 나머지 아이들을 못하게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니 그날 이후로는 쉬는 시간에 핸드폰으로 게임을 하던 유튜브를 보던 내버려 두었다.
그런 후 몇 달이 지나 지난주 월요일에 사달이 난 것이다.
학원에서 쉬는 시간에 원어민 선생님들이 유튜브로 동영상 틀어주고 보는 것도 싫어하는 엄마들이 핸드폰으로 영어도 아닌 유튜브를 아이들끼리 삼삼오오 모여서 보고, 게임을 하고 있는데 좋아하는 학부모가 어디 있을까? 나 또한 학부모이기에 엄마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너무 잘 알고 있다.
애들 학원에서 쉬는 시간에 핸드폰 사용 못하게 해달라고 여기저기서 컴플레인 전화가 온 것이다. 그래서 원장님께서 쉬는 시간에 아이들이 각자 개인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사용 못하게 하라고 선생님들 모두에게 알리셨다.
쉬는 시간에 강의실에 원장님께서 직접 들어와서 관리할테니 아이들 게임 못하게 하라는 메세지
그 이후 지난주부터 모든 반에서 쉬는 시간에 스마트폰이 금지되었다. 당연하게도 그 여학생은 아주 당당하게 엄마가 허락하신 거라고 했지만 일단 지난 한 주는 엄마가 허락하셨어도 학원 방침이 그러니까 안된다고 못 박아 두기는 했다.
다행스럽게도 일주일 동안 학원에 그 여학생 엄마로부터 컴플레인 전화는 없었지만 언제 또 전화가 올지 몰라서 불안 불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