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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동태:어렵지 않게 찰떡 설명하기

알고 보면 할 만한 영문법

by 케이트쌤

"수동태에 사용하는 동사의 기본 형태는 be+과거분사로 사용하기 때문에 과거분사를 모르면 애초에 수동태를 사용하는 게 불가능해. 그래서 동사 불규칙 변화표를 외워야 하니까 다음 주부터는 불규칙 변화표를 시험 볼 거야"

"선생님 언제까지 볼 거예요?"

"너네가 다 외울 때까지"


영어 문법 중 수동태도 to부정사와 마찬가지로 어렵기로 치면 상위권에 들어온다.

수동태를 어려워하는 이유는 딱 두 가지이다.

1. 동사의 불규칙 변화표를 외우고 있지 않다.


문법을 일찍 시작하는 아이들은 대체로 5학년이 되면 동사의 불규칙 변화표를 외우고 있는 경우가 많다.

물론 문법을 일찍 시작했어도 모두 열심히, 꾸준하게 복습을 하고 있지 않는 학생들도 있기 때문에 다 그렇지는 않다. 그리고 불규칙 변화는 배웠어도 잊어버리지 않도록 꾸준히 점검을 해 볼 필요가 있는 분야이다. 이 부분을 간과하면 외웠다가도 한참이 지나면서 다 잊어버리게 된다. 원래 인간은 망각의 동물 아니겠는가. 그렇기에 꾸준히 자가점검을 해 볼 필요가 있는데 동사의 과거분사를 아예 외우고 있지 않거나 배웠어도 다 잊어버린 경우에는 당연하게도 수동태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

학생때 한 사람도 예외없이 피해갈 수 없는 불규칙변화


2. 한국어에는 수동태가 존재하지 않는다.


영어도 외국어이다. 외국어 학습에서 모국어와 외국어의 연관성에 따라 쉽게 배울 수 있는 외국어가 있다. 한국사람들이 일본어를 쉽게 이해하고 배울 수 있는 건 우연이 아니다. 일본어와 한국어의 문법이 비슷하고 언어 배열 순서가 같기 때문에 영어나 중국어 보다 상대적으로 배우기 수월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영어는 한국어와는 판이하게 다른 구조를 가지고 있다. 게다가 한국어 문법에는 수동태가 존재하지 않는다. 모국어에 없는 문법을 배우려니 이해하고 활용하기가 당연히 어려울 수밖에 없는데 수동태에 기본적으로 사용되는 과거분사를 모르면 설상가상으로 더욱 어려울 수밖에 없다. 영어는 능동태보다 수동태가 더 비일비재하게 사용되는 언어이기 때문에 모국어와의 괴리감에서 오는 차이를 극복하기가 굉장히 힘들 수밖에 없다.

이 두 가지의 큰 차이점으로 인해 많은 학생들이 수동태를 어렵게 느끼는 것이고, 수동태를 까다로운 문법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수동태 진도를 나가면서 동사 불규칙 변화표를 아직도 못 외우고 있는 아이들은 어차피 당분간은 문법수업이 있는 날은 계속 시험을 볼 테니 외우라고 했다. 가뜩이나 어려운 수동태 문제를 풀어오려니 골치가 아픈데 숙제가 늘어난 아이들의 표정이 썩 좋지가 않다.

여전히 수동태를 이해하지 못하는 아이들도 있기에 이렇게 설명을 해줬다.

"집에 가면 선생님이 내준 숙제 해야 하지? 영어가 너무 좋고 아주 재미있어 죽을 것 같은 사람 손 좀 들어볼까?"

(당연하지만 아무도 없다)

"대부분 영어학원 오는 거 엄마가 가라고 시키니까 오는 거잖아. 그리고 선생님이 숙제 내니까 해와야 하는 거고. 그게 바로 수동태야. 스스로 능동적으로 하지 않으니까 불규칙 변화표 억지로 외우고, 엄마가 시켜서 영어학원에 와야 하는 너희들의 지금 상태가 수동태인 거야. 혹시 이 중에서 수학이 너무 재미있어서 학원 자발적으로 가는 사람 있나?"

한 명의 여학생이 손을 번쩍 들었다.

"저요! 저는 수학학원 너무 재미있어요. 영어는 하기 싫은데 수학 학원 가는 건 즐거운데요."

아이들이 거짓말이라며 옆에서 수군수군 거린다.

"Sally는 본인이 원해서 수학학원을 자발적으로 가는 거니까 이건 능동태야. 이제 이해가 되었지?"

"네, 확실히 이해가 되었어요"

아이들이 대답하면서 재미있다고 폭소를 터트린다.

자신들의 현재 상황이 바로 수동태라고 설명을 해주니 다들 이해하는 것 같은 눈치길래 수동태 진도를 마무리 후 평화로운 쉬는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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