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인원한남에서도 떡볶이를 먹더라
차 안에서 가장 자주 맡게 되는 냄새는
단연 치킨이다.
기름 향, 간장향, 양념향, 바비큐향, 파닭 소스향
종류도 다르고 냄새도 다르다.
가끔은 이 냄새를
내 나름대로 ‘치킨 No.5(넘버 파이브)’라고 부른다.
지겹지만 거부할 수 없는 향들
한 번 퍼지면 창문을 닫게 되고
배가 고프지 않아도 배가 고파진다.
그리고 그중에서도
내가 사랑하는 건 BBQ 황금올리브랑 굽네 오리지널이다.
어느 브랜드인지 냄새만으로 맞히는 경지는 아니지만
그 둘은 그냥 못 지나친다
차 안 가득 퍼지는 순간, 무너진다.
의외로 엽기떡볶이 닭볶음탕 주문이 많다
매운 국물 안에서 큼직한 닭다리를 찾는 장면이
상상만으로도 그려진다.
요거트 아이스크림 주문도 은근히 많다.
요아정 같은 곳에서
한밤중에 배달 주문이 뜨는 걸 종종 본다
처음엔 의외였는데, 이젠 그냥 자주 보이는 메뉴 중 하나다.
재미있는 건,
나인원한남이나 아크로서울포레스트 같은
고급 주택에서도 떡볶이나 광어우럭 세트 같은
‘서민적인’ 음식을 자주 주문한다는 거다.
반대로 재개발이 예정된 한남동 언덕 위 오래된 빌라에서는
유기농 아보카도를 추가한 손질 과일 세트나
보쌈족발을 세트로 주문하기도 한다.
편견이라는 건 생각보다 쉽게 생기지만
이 일은 자꾸 그걸 부순다.
사람들은 각자의 입맛을 가졌고
그 입맛은 소득이나 주소와는
그다지 상관이 없는 것 같다.
그냥, 그런 일이 자꾸 눈에 들어온다.
한밤중 익숙한 치킨 냄새가 또 차 안에 번질 때
가끔은 그런 생각을 한다.
이 도시 사람들은
오늘 하루 무엇을 먹으며 버텼을까.
그 음식 냄새 속에 어떤 마음이 있었을까.
물론,
나는 오늘도 조용히 받아서
다른 누군가에게 전달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