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묵히 세상을 비우는 사람들
배달을 하다 보면,
식당 사장님이나 주문한 고객 말고도
자주 마주치는 얼굴들이 있다.
그중 하나가,
밤마다 골목을 비워내는 환경미화원분들이다.
혼자 리어카를 끄는 분도 있고,
포터 트럭을 몰며 이동하는 경우도 많다.
두 명이 한 조로 움직이는가 하면,
더 큰 수거용 트럭에 세 명이 함께 다니는 팀도 있다.
이분들은 꼭 식당가뿐 아니라
빌라가 밀집된 주택가 골목에서도 자주 보인다.
우리가 매일같이 내놓는 게 많아서인지,
하나의 구역 안에서
여러 팀이 동시에 작업하는 모습도 낯설지 않다.
비 오는 날이면,
우의만 걸친 채 빗속에서 일하시는 모습을 보게 된다.
감사하다는 말로는 다 담기지 않는 마음이 든다.
특히 미안해지는 순간도 있다.
좁은 골목으로 내가 진입했을 때,
그 지점에서 쓰레기를 차량에 싣고 계신 경우다.
그런 순간엔,
마치 이미 알고 계셨다는 듯 작업을 멈추고
내 차가 지나갈 수 있을 만한 공간이 나올 때까지
차를 앞으로 계속 이동해 주신다.
가끔은 그 거리가 꽤 길다.
한참을 움직여야 내가 지나갈 수 있는데도,
아무 망설임 없이 조용히 길을 터주신다.
나는 그 뒤를 따라가며 생각한다.
‘아까 그 골목까지 다시 돌아가셔야 할 텐데...’
‘가는 길에 또 누군가 마주치면 어떡하시려나...’
그 짧은 시간 동안,
많은 생각들이 지나간다.
어둠 속에서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해내고 있는 분들이 있다는 것,
그 사실 하나로
이 거리의 인상이 달라질 때가 있다.
그리고 생각하게 된다.
이 밤거리의 조용한 질서는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의 손끝에서 지켜지고 있다는 걸.
이 일을 시작하고 나서야
비로소 보이기 시작한 풍경은 오늘도 이어진다.
차창 너머 어둠에,
그 뒷모습이 아직도 머물러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