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안식처
[케렌시아] 피난처, 안식처
투우 경기에서 투우사와 싸움 중에 소가 잠시 쉬면서 숨을 고르는 영역.
확실히 정해진 공간이 아니라 소가 본능적으로 자신의 피난처로 삼은 곳으로, 투우사는 케렌시아 안에 있는 소를 공격해서는 안 된다.
네이버 지식백과 중
<트렌드코리아>는 매 년 열 가지 대한민국 소비트렌드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2018년 키워드 중에 '케렌시아'가 있었습니다. 현대인들도 다른 사람의 방해를 받지 않는 안식처가 필요하다는 이야기였지요.
여러분은 마음 편히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나만의 공간이 있으신가요?
즐거운 곳에서는 날 오라 하여도 내 쉴 곳은 작은 집 내 집 뿐이리.
학창 시절 불렀던 노래 가사입니다.
강의를 가서 질문해 보면, [집 = 편안하게 쉴 곳]으로 느끼는 분이 생각보다 많지 않았습니다.
어른들은 퇴근 후 집으로 가면 저녁 식사 준비부터, 아이들 챙기기, 빨래, 청소, 밀린 설거지 해야 할 일 투성입니다. 퇴근 = 출근이 되지요.
아이들은 아이들 대로 노크도 없이 벌컥 열리는 문 혹은 ‘ㅇㅇ야~ 뭐 하니?’ 등 수시로 체크당하는 상황에 마음 편히 쉬기 어렵다고 불만을 호소합니다.
집에서 남녀노소 모두가 편안하게 생각하는 공통 안식처가 있긴 하더군요.
어디라고 생각하세요? 많은 분이 ‘화장실’이라 이야기합니다. 핸드폰 들고 화장실에 들어가 있는 시간이 그렇게 편하다고 하네요. 공감되면서 웃픈 이야기지요.
안식처가 집이면 제일 좋지만, 그렇지 않다면 안식처를 발굴해 보면 어떨까요?
저는 안식처가 곳곳에 있어요. 예쁜 카페나 이색 도서관을 찾아가는 걸 좋아합니다.
차 마시며 조용히 책을 읽기도 하고 창 밖 풍경이나 지나가는 사람 구경 하면서 멍 때리기도 합니다. 한두 시간 정도는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편안하게 쉬다 올 수 있지요.
게다가 감사하게도 아로마오일을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는 직업을 가지고 있습니다. 눈 감고 아무 병이나 열어 향을 맞추는 놀이는 저의 작은 즐거움입니다. 향을 맡으며 깊이 그리고 천천히 호흡하는 순간은 명상 그 자체입니다.
향기가 물질적인 공간을 만들어 줄 수는 없지만, 편안한 내면의 공간을 만들어 줄 수는 있습니다. 특히 라벤더 오일은 호흡을 편안하게 해 주고 신경을 이완시켜 심리적인 안정감을 줍니다.
여행이나 출장 등 잠자리가 바뀌면 잠들기 어려우신가요? 숙소 베개 양 끝에, 라벤더 오일을 한 방울 씩 떨어뜨려보세요. 컵에 뜨거운 물을 붓고 라벤더 오일을 떨어뜨려 향기로 공간을 채워보세요. 훨씬 편안한 공간을 느낄 수 있을 거예요.
라벤더 오일은 스스로를 돌보게 해주는 향기입니다.
어린아이들만 돌봄이 필요할까요?
아이유가 유퀴즈에 나와서 했던 말이 있습니다.
가수로서 엄청난 성공을 거두고 바쁘게 살아온 20대를 돌아보니 '열심히 한 건 일 밖에 없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대요.
'스스로를 잘 돌봤나?'
'내 집이 잘 정돈되어 있나?'라는 질문이 크게 와닿더라고요.
나 스스로를 돌보고 있나요?
밥을 챙겨 먹는 것이 아니라 끼니를 때우고 있는 건 아닌지.
몸이나 마음에 불편한 곳이 있는데 참고 방치하고 있지는 않은지.
‘자존감’에 대한 주제로 강의를 준비할 때 정작 저는 스스로를 돌보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바쁘다는 핑계로 끼니를 때우고, 내 주변을 아무렇게나 두고 있더라고요.
자존감은 나 자신을 돌보는 것에서 시작하는데 말이에요.
저와 주변의 작은 것부터 돌보기 시작했어요. 일어나면 침구 정리, 집에 들어갈 때 신발 정리 같은 아주 단순한 것부터 말이에요.
하루를 마무리하면서 그날 감사했던 일들을 떠올려봅니다. 좋은 기분으로 잠자리에 들 수 있게 말이지요.
집에서 혼자 밥 먹을 일이 있으면 대충 때우거나 반찬 통째로 먹지 않고, 예쁘게 차려 먹습니다.
가끔 고민이 되긴 해요. '덜어 먹으면 설거지 거리가 늘어나는데 그게 과연 나를 위한 걸까?' 하고요. 그래도 결국 덜어서 먹는 걸 선택하게 되더라고요.
나 스스로에게 관심을 가지고 돌봐주세요.
쉼이 필요하신가요?
나에게 라벤더 한 방울을 선물해 보세요.
천천히 숨을 들이쉬고 내쉬는 내 몸을 느껴보세요.
라벤더 향기가 당신의 안식처가 되어 줄 거예요.
오늘도 평온한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