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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막할땐 모든 변수들을 관통하는 하나의 맥락을 찾아내라

막막했다. 새로운 도전을 해보고자 스스로 결정하고 마음먹었지만 사실 어디서부터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했다. 직장생활 38년 중 35년을 연구소에서만 일했다. 마지막 3년 동안은 공장장과 대표이사 경험을 했지만 전혀 다른 제품군이었고, 램프는 제품과 공장 운영에 대한 지식도 없고 고민해 본 적도 없고 직접 경험해 본 적도 없었다.


그러나 내가 갖고 있는 신념체계 중 하나는 경험이 많다고 반듯이 더 잘한다는 법은 없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경험과 지식에 의존해 판단하고 결정하지만 사실 이것도 위험한 결정일수 있다. 왜냐하면 1년의 경험을 30년 동안 반복하는 사람들도 있고 한 사람의 경험이라는 게 사실은 세상이라는 관점에서 봤을 땐 미미한 것이고 스스로 프레임에 갇히는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반적으로는 맞는 사실일 수 있지만 항상 맞는 것은 아니다.


늘 그래왔듯이 이번에도 나는 자신의 뇌에 질문을 던지고 답을 구했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서 무엇에 집중해야 할지를. 이제 뇌는 수많은 세포의 점들 간에 새로운 연결을 만들어 뇌 가소성의 최대치를 다시 한번 갱신할 것이다. 그런 뒤 뇌의 세포들을 무의식과 연결시키면 그들이 세포의 점들을 연결시켜 새로운 시냅스 회로를 완성할 것이다. 나는 나의 뇌에게 이것을 명령한 뒤 베트남으로 한 달 살기를 떠났다. 3월 초였고 4월 1일부터 회사에 재입사하기로 하였다.

출처 : 픽사베이

베트남 다낭에서 해변을 산책하고, 소금커피와 일렁이는 파도를 보며 물멍도 하고, 베트남 사람들도 만나 즐겁게 이야기하면서 그들의 삶도 이해하고 자유롭고 평화로운 시간을 보냈다. 그러는 동안 뇌에서는 새로운 시냅스 회로가 완성되고 있었다.


인간의 삶은 어디에 살던 궁극적으로는 같고 세상에 대한 이해와 해석에 따라 삶이 달라질 뿐이다. 세상을 어떤 방식으로 이해할지, 상황을 어떻게 해석할지는 각자의 몫이고 선택이지만 자연의 법칙을 제대로 알아내고 세상을 제대로 인식하기 위해선 부단히 공부하고 노력해야 하는 것 또한 사실이다.  


1달 살기를 마치고 재 입사를 하고 2주 동안 국내 세 개의 공장을 돌며 팀장들로부터 공장 운영에 대한 다양한 교육을 받으며 계속 뇌에게 질문을 하였다. 10일쯤 지난 어느 순간 문득 '사람'과 '인센티브'란 두 단어가 무의식의 바닷속에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비전과 목표와 방향, 전략등 공장 운영의 모든 것들의 시작점에 대한 실마리를 발견한 순간이었다. 뒤에 더 자세히 쓸지도 모르겠지만 이 회사에서는 단위 공장의 경영자가 자신이 생각한 방향대로 실행하기에 너무 어려운 조건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일단 시작해 보기로 했다.

출처 : 픽사베이

첫째로, 사람은 모든 일의 시작점이자 끝점이다. 사람이 많아서 문제가 되기도 하고 반대로 적어서 문제가 되기도 한다. 사람의 역량이 부족해서 생기는 문제들과 사람들이 동기 유발이나 동기 부여가 제대로 안될 때 생기는 문제들도 있다. 서로 소통이 안될 때 생기는 문제들과 서로 간의 시너지에 관한 것들 그리고 좋은 인성을 가진 사람과 아닌 사람등 수많은 요소들을 잘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것들은 서로 다른 문제같이 보여서 각각 별도의 해결책이 필요할 것 같아 보이지만 그렇게 접근해선 어떤 것도 해결할 수 없다. 왜냐하면 그 모든 것들을 동시에 검토하고 실행하기 위해선 많은 사람들을 필요로 하고 그 모든 대책들을 한 번에 실행하기도 통제하기도 지속해 나가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방법은 그 모든 것들을 관통하는 하나의 맥락을 찾아내는 것이다. 나는 그 하나의 맥락에 집중하기로 했다.


두 번째, 미국은 '인센티브의 나라'라는 정의에 집중해 미국의 사회 문화적 현상들을 이해하고 공부하면 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았다. 27개국의 인종으로 구성된 직원들을 한 방향으로 움직이게 할 수 있는 방법은 그 모든 사람들이 품을 수 있는 공통의 믿음을 형성하는 일이다. 인종이 다르고 문화적 배경이 다르더라도, 심지어 그 옛날 인간의 조상이 그랬던 것처럼 수렵 채집을 하며 살다가 난민으로 미국땅을 밟은 아프리카 사람들이라도, 공통의 믿음을 갖게 하면 하나로 뭉쳐 대단한 일도 해낼 수 있다.


그들에게 한국 사람들처럼 일 해줄 것을 요구하거나 계몽하는 건 기독교인을 불교인으로 바꾸는 것만큼 어려운 일이다. 그들이 가지고 있는 기존의 믿음 체계를 바꿀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바꿀 수 있더라도 세대를 이어 가는 엄청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그들의 믿음 체계를 유지하도록 해주면서 27개 인종이 모인 이 회사 구성원 모두를 하나로 뭉치고 팀워크를 증강시켜 성과를 내는 가장 빠른 방법은 모두가 믿을 수 있는 새로운 공통의 믿음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사람'과 '인센티브'가 하나로 합쳐져 새로운 *물질을 창조하는 새로운 공통의 믿음 체계! 적어도 나는 그렇게 믿는다. (*최근 뇌 과학에서 생각이나 사상도 하나의 물질이라는 연구 결과가 있어 물질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였다)


다음회에서 이어집니다

출처 :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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