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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보다 사람에 먼저 집중해야 한다

나는 회사를 위해 일하지 않는다. 사람을 위해서 한다

2022년 한 해에만 340억 원, 지난 3년간 700억 원에 달하는 누적 손실을 기록했다. 은행 부채는 2,000억 원이나 되며, 특히 작년에는 온갖 품질 불량과 고객사에 제품 납기를 맞추지 못해 700억 원가량의 비정상 비용 지출이 있었다. 사무직 직원들 뿐 만 아니라 법인장까지 공장 생산 라인의 조립 공정에 투입되어 직접 제품 생산을 하여야만 했다. 그야말로 아수라장이고 혼돈과 지옥 그 자체였을 것이다.


사람들의 삶은 피폐해지고 더 이상 희망이 없다 생각한 많은 사람들이 떠나가고 다시 새로운 사람이 들어오고 다시 또 떠나가고 들어오는 무한 반복의 악순환, 이렇게 해서는 회사를 제대로 운영할 수 없다. 매월 이직률이 최대 10% 평균 7~8%, 무단결근율 최대 30% 평균 15%, 1년도 안 돼 모든 직원이 새로운 사람으로 바뀌고 15~30%의 여유 인력을 항상 가지고 가야만 한다. 이런 상태가 지속된다면 회사는 얼마 안 가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에 이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발생하고 있는 퇴직률과 무단결근 상황에 대한 정확한 분석이나 개선 대책이 없었고 누구 하나 그것을 개선해 보고자 시도 초차 못하고 있었다. 그냥 하루하루 연명하고 있다고 볼 수밖에 없었으며 개선하고자 하는 아이디어도 의지도 없었다. 그냥 미국 문화가 이렇고 현재 미국의 고용 상황이 이래서 어찌할 수 없다는 답변들 뿐이었다. 본사에서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대책을 찾지 못했다. 


올해 4월 이곳에 합류 후 팀장들과 의논하고 독려하며 매일 매 순간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늘 경험해 왔듯이 무슨 일이던 어떤 상황이던 항상 어딘가에 답은 있었다. 이러한 문제에 대한 해결은 기본과 원칙, 그리고 사람의 본성에 접근해야 한다. 혼돈과 지옥의 삶을 좋아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누구나 더 나은 삶을 원하고 더 행복해지길 원한다. 


나는 사람에 더 집중하기로 했다.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일 자체에 집중하는 것보다 사람에 더 집중해야만 한다. 구성원들의 고통과 아픔을 진심으로 헤아리고 사람들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리더가 진심으로 노력할 때 사람들은 반응한다. 일 자체에만 집중한다면 올바른 일을 하는 것과 일을 올바르게 하는 것 모두 더 어려워지고 사람들은 더욱 이탈할 것이다. 예를 들면 사람 자체에 대한 헤아림과 집중 없이 품질 문제 대책에만 더 집중하고 직원들을 몰아붙인다면 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이고 근본적 개선은 요원해진다.


심지어는 회사가 적자가 나더라도 아니 그럴 때일수록 더 직원(사람)들을 살피고 헤아리는 모습을 보여 주어야 한다. 대부분의 리더들이 잘 알지 못하는 것 하나가 있다. 많은 사람들이 회사가 이익을 못 냈을 때 비용 절감을 가장 큰 미덕으로 생각한다. 나는 지금 비용 절감이 필요 없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필요하지만 그것의 실행에 있어서는 구성원들과의 신뢰 레벨이 어느 정도나 되는지 현재 경영이 어떤 상황인지에 따라 종합적 판단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때로는 적자가 나더라도 성과급을 지급하는 것이 구성원들의 사기를 살리고 이를 통해 회사가 위기를 극복하고 더 큰 성장을 이룰 수도 있다는 것을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 리더는 많지 않은 것 같다. 이것은 회사와 구성원들간에 축적된 신뢰를 바탕으로 하며 회사의 Sustainability(지속 가능성)에 결정적 영향을 준다.

 

따라서 기업의 리더나 경영자가 조직의 책임자로서 구성원들의 개인적 삶에는 관심이 없거나 자신이 그들의 개인적 삶에 큰 영향을 주는 사람이라는 인식이 없이 정책을 결정하고 일을 시킨다면 서로 간의 신뢰는 떨어지고 정책이나 전략의 실행력도 함께 떨어진다. 성과를 내는 좋은 경영자란 구성원들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직접 아이디어를 내고 실행하는 사람이며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생명이란 무엇인지 사람은 어떤 존재인지에 대한 공부와 올바른 인식이 필요하다. 1+1=2가 아니라 11이라고 이야기해도 믿을 만큼 서로 간의 강력한 신뢰가 있어야 한다.


그래서 나는 먼저 1,000여 명의 모든 구성원들과 한 명 한 명 직접 이야기하며 나의 비전과 전략, 방향성을 공유하고 사람들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지금 내가 무엇을 해야 할지를 고민하고 그들과의 끈끈한 신뢰 관계를 쌓는 일에 에너지를 집중하기로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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