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상 가장 빠르고 유연한 기업의 비밀
규칙없음. 넷플릭스, 지구상 가장 빠르고 유연한 기업의 비밀
리드 헤이스팅스/에린 마이어 지음. 이경남 옮김
RHK, 알에이치케이코리아
[프롤로그]
넷플릭스가 무엇인지도 잘 모르던 때, 친구가 "버드박스"를 같이 보자고 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인데 아주 흥미진진하고 '샌드라 블록'의 연기도 훌륭하다고 했다. 넷플릭스가 무엇이지? 오리지널은 뭐지? 샌드라 블록이 왜 할리우드 영화가 아니라 이런 데서 영화를 찍었지? 모르는 건 많았지만 아무 생각 없이 여름밤 집에 모여서 즐겁게 영화를 봤다. 그것이 시작이었다.
넷플릭스는 거실에 놓인 스마트 TV와 함께 순식간에 나의 일상이 되었다. 어떻게 넷플릭스는 이토록 빠르게 일상으로 스며들었을까?
1. '규칙 없음'의 3가지 원칙
우연히 도서관 책꽂이에서 이 책을 만났다. 누가 봐도 넷플릭스에 대한 책. 빨간색 강렬한 로고! 심플한 목차는 더욱 맘에 들었다. 책은 3가지 주제를 3단계로 심화시킨다. 인재 밀도, 피드백, 통제 제거. 각각의 주제는 점차 심화되며 기업문화를 또렷하게 드러낸다. 넷플릭스가 짧은 시간 동안 전 세계 회원들을 사로잡은 비결은 바로 이 기업문화였다.
2. 인재밀도
비범한 동료들 속에서 오직 과업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 최고의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는 인생의 특정 시점에 최고의 대우를 보장하는 곳. 이곳에서 일한다는 것 자체가 뛰어남의 상징이자 자부심이 된다. 최고의 인재풀만 모여있기에 나머지 모든 것들이 가능해진다. 애매한 1명은 팀 전체의 의욕을 떨어뜨린다. 넷플릭스는 과감하게 충분한 퇴직금을 주어 그를 내보낸다.
키퍼 테스트도 인상 깊었다. 자신의 시장 가치를 대놓고 알아보고, 상사에게 대놓고 묻는다. "나를 붙잡을 건가요?"
3. 피드백
키퍼테스트가 가능한 것은 넷플릭스의 솔직한 피드백 문화 덕분이다. "당연히 붙잡아야죠."가 아니라면, 그는 상사에게 현실적인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 "팀원들과 좀 더 소통해서 원하는 시스템을 구축했으면 좋겠어요." 피드백을 반영하여 충분한 소통이 이어졌다면 상사는 대만족 하며 "당신이 꼭 필요해요."라고 말할 것이다.
넷플릭스의 피드백 문화에는 '솔직하게 긍정적인 의도를 가질 것'이라는 원칙이 있다. 인상 깊었던 3가지만 언급하려고 한다.
1) Aim to assist - 회사를 위해, 돕겠다는 의도를 가지고
2) Actionable- 실질적 조치를 포함하여
3) Adapt- 각색하여 말하라.
일상에서 조언을 할 때도 이 세 가지 원칙은 필수적이다. 악의나 험담의 목적으로 입을 여는 건 최악일 뿐이다. 그런 목적으로 입을 여는 사람은 짐을 싸고 나가야 한다. 모든 조언은 반드시 기대되는 행동, 원하는 조치를 포함해야 한다. 대안이 없이 무언가가 마음에 안 든다고 말하는 것은 듣는 사람이 무엇을 어쩌란 말인지 알 수가 없다.
마지막으로 사람들의 성격은 모두 다르다. 진정 조언이 통하길 원한다면, 그 사람이 처한 환경과 맥락, 성격과 상태를 고려하여 '각색'하여 말해야 한다. 내가 가장 부족한 부분이기도 하다. 책에서는 전 세계에 위치한 넷플릭스 직원들의 다양한 문화적 특색을 고려하라는 취지였다. 나의 조언 스타일이 미국 사람들보다도 직설적인 독일과 네덜란드 사람에 가깝다는 것을 알고 깜짝 놀랐다. 내가 만나는 대부분의 사람은 책에 의하면 일본, 싱가포르 스타일인데 말이다.
4. 의사결정
기업의 의사결정은 대부분 상사에 이해 이뤄진다. 기업의 특성에 따라 다르겠지만 넷플릭스는 최신 트렌드에 민감하게 대처하고 가장 유연하게 흘러가야 하는 기업이다. 의사결정 과정에서 수없이 많은 상사들 손을 거쳐야 했다면 지금의 넷플릭스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리드 헤이스팅스는 휴가 규정, 출장 경비 규정 등 모든 통제를 제거한다. 또한 60억이 넘는 계약 건도 말단 직원의 싸인 하나로 추진할 수 있게 한다.
최고만이 모인 넷플릭스 직원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어마어마한 자유 속에서 넷플릭스의 주인으로 행동한다. 자유로운 만큼 강한 책임감이 그들을 따라다닌다. F&R. 넷플릭스 기업 문화를 가장 간단하게 정리하는 단어이다. 의사결정이 늘 성공할 수는 없다. 실패해도 된다. 다만 실패에도 원칙이 따른다.
1) 그 과정에서 무엇을 배웠는가
2) 실패로 수선 떨 필요가 없다
3) 선샤이닝해라 - 인정하고 모두에게 공유하라.
이 과정에서 실패해도 된다는 것. 실수에서 배운다는 것. 타산지석 삼아 성공에 이르는 의사결정이 점점 더 많아지리라는 믿음. 넷플릭스 기업문화의 선순환은 지금도 여전히 넷플릭스를 최고 기업으로 이끌고 있다.
그렇다면 모든 결정을 직원들이 마음대로 하는가? 그렇지 않다. 넷플릭스는 사소한 것부터 기업의 기밀까지 모든 것을 직원들과 공유한다. 기업이 지향하는 것, 상사의 경험과 가치관 등 모든 것이 투명하고 소통되기 때문에 맥락으로 리드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맥락을 알고 있기에 좋은 의사결정을 스스로 내릴 수 있게 된다.
[에필로그]
No Rules Rules.
책의 내용이 각별하게 다가왔던 것은, 넷플릭스 기업문화의 핵심이 현재 내가 몸담고 있는 팀 문화에 시사하는 바가 컸기 때문이다. 최고의 인재 밀도를 구축하고 열중할 수 있는 최적의 시기에 딱 맞는 직위에 있어야 한다는 것, 모두의 의욕을 떨어뜨리는 팀원에겐 과감한 결정이 필요하다는 것. 이 원칙은 넷플릭스 창업자이자 책의 저자, CEO인 리드 헤이스팅스 자기 자신도 예외가 아니어서 그는 콘텐츠 최고 책임자였던 테드 서랜도스에게 CEO 자리를 넘겨주었다.
투명성과 공정함이 팀의 신뢰가 되며 건강한 팀워크를 형성한다. 그리고 의사결정 과정 상의 맥락을 공유하는 것은 팀의 목표 의식과 비전을 뚜렷하게 하고 목표를 현실로 만드는 에너지가 된다. 우리 모두는 어딘가의 리더이자 팀원이다. 나아가고자 하는가? 이 책을 함께 읽자.
규칙없음.
넷플릭스, 지구상 가장 빠르고 유연한 기업의 비밀
리드 헤이스팅스/에린 마이어 지음. 이경남 옮김
RHK, 알에이치케이코리아
By 강 성 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