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바라만 보는 축구는 가슴이 저려요

부상의 연속과 실력향상이 없을 때

by 끼우

경기 중 축구장 벤치에 앉아있었다. 친선경기 날, 아이의 참관수업으로 1시간을 늦게 왔다. 이미 한 쿼터의 시합이 끝나 있었고 상대편에게 세 골을 먹혀 분위기는 가라앉아 있었다. 당연히 시합에 바로 나갈 수 없었다. 바라만 보는 축구는 짝사랑을 하듯 마음이 저렸다.

두 번째 쿼터에는 다행히 들어갔다. 하지만 모든 부분에서 못했다. 자만했다. 잘할 수 있을 거라 믿었다. 경기를 지켜보는 내내 무기력감이 온몸을 감쌌다. 그 마음이 문제였다. 그렇게 세 번째 쿼터에는 들어갈 수 없었다.



부상의 연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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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비도 오고 축구를 쉬는 날 더욱 마음이 오락가락했다. 쉬는 날이면 정형외과나 한의원에 다닌다. 한 달 전 친선경기에서 다친 무릎이 아직도 피가 고여있고 피부에 닿기만 해도 계속 아팠다. 1년이 된 지금이 되어서야 엄지발톱 두 개가 온전한 크기로 자라 있었다. 왼쪽 발목은 오른쪽 발목과 비교했을 때 잘 꺾이지 못한다. 모두가 축구를 하다 다쳐서 그렇다.



욕심을 적당히 부리는 일은 어려워


축구를 하다가 다쳐서 운동장 한편에 앉아서 축구하는 다른 사람들을 보노라면 가슴은 찢어진다. 나도 뛰고 싶고 공을 차고 싶다. 그러다 병원에 치료를 받으려고 누워있을 때 갑자기 허무해진다. 내가 뭐 하자고 이렇게 병원에 누워있는 건가. 축구를 한다고 돈을 주지도 않지 않는가. 나는 무엇을 위해서 축구를 하는가. 누가 시키지도 않고 내가 하는 일인데....

중간이 힘들다. 조금만 더 욕심을 부리다가 부상을 입고 욕심을 버리자니 열심히 뛴 것 같지 않다. 열심히 한 것 같으면서도 부상을 입지 않는 일. 이게 어려운 거다.



실력향상의 정도는 상대적이다


실력이 도통 늘지 않았다고 나는 생각했다. 하지만 남편은 처음 공을 받지도 못할 때에 비하면 많은 발전이라고 했다. 공을 받으면 뭐 하나. 패스는 못 하는데. 일주일에 총 12시간이면 자는 시간을 빼고 내 인생의 10분의 1은 축구에 투자하고 있다. 적은 것인가. 가족여행과 모든 일정은 축구에 맞추고 있다. 사실 축구에만 미쳐서 그것만 하다가 지쳐 상처받기 싫은 마음이 구석에 자리 잡고 있다. 사랑을 할 때도 상처받을까 봐 쉽게 마음을 주지 않지 않나.



경력 있는 신입들 사이에서


축구 경기 중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보는 마음은 못난 실력 탓을 하고 있다. 사실 처음 들어올 때부터 실력도 없는데 사람이 없어서 많은 경기에 투입됐다. 지금은 여자축구에 관심이 많아져서인지 경력 있는 신입들이 많다. 조기축구회에서 남자들과 5년을 뛴 사람도 있고 풋살을 오랜 기간 하다 들어온 사람도 있다. 잘하는 신입은 부럽다.

생초짜는 언제쯤 실력이 쑥 하고 올라가 있을까.

“바라만 보는 축구는 싫어요. 이젠 뛰고 싶어요”라는 말은 반복으로 연습이 돼야 할 수 있는 말이겠지.

축구하는 시간에 더 집중해서 기억해 보자. 아자!




+ 친선경기가 있던 날, 오늘의 운세

잘하지도 못하지도 말고 보통만 할 것.

보통이 싫어서 잘하고 싶은 그 마음이 문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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