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526 일주일에 18시간, 축구의 소용돌이에 휘말리는 중입니다
축구 권태기가 왔다. 주변에서 떠나가는 사람들에 동요되었다. 주부로 있던 다른 회원들이 다들 돈을 번다고 축구를 그만둘 때 나만 그대로였다. 돈을 벌고 싶었다. 10년이 넘게 게으르게 지낸 몸이 더 놀고 싶다고 대답을 한 순간, 머리는 축구에 더 집중하기로 판단했다. 비록 흐름을 볼 수 없더라도 끝까지 가보자는 마음으로 축구의 소용돌이에 뛰어들기로 했다.
풍덩.
나는 그렇게 축구의 태풍 속으로 들어갔다.
지난 3년간 남들에게 나는 축구를 열심히 하는 사람으로 보였다. 4월부터 여기저기서 축구를 같이하자는 제안이 왔다. 인원이 어느 정도 필요한 운동이라 해도 너무나 급작스러운 변화였다. 3년을 배워도 슈팅을 못했다. 큰 경기(축구 규격)에서 아직도 골을 넣어보지 못했다. 그래서 반가웠다. 이게 어쩌면 나에게도 기회였다. 기본기를 익힐 수 있는 시간이 온 것이다. 세 개의 팀에서 일주일 동안 18시간 축구를 하는 시간이 생겼다.
사람들은 기회가 온 줄도 모르고 지나칠 때가 많다. 하지만 기회가 기회인 줄 아는 것부터가 기회를 행운으로 바꾸는 시작이라는 것을 우리는 아직도 모른다. 이제야 기회를 불확실한 기회로 보는 눈이 생겼다. 자신감이 없는 기회라도 기회는 맞으니까. 내가 잘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무엇을 해도 열심히 하는 것. 못해도 하고 잘해도 하는 것. 꾸준하게 그 자세를 잃지 않고 해 나가는 것. 그게 내가 만드는 기회의 시간이었다.
한 곳에서만 축구를 배울 때와 여러 곳에서 축구를 배웠을 때 오는 충격은 컸다. 길이 하나만 있는 줄 알았는데 여러 개였던 것이었다. 벽인 줄 알았던 게 문이 되는 것과 같은 이치였다. 다양한 곳에서 경험했어야 했다. 한 곳에서만 뛰는 것보다 여러 팀에서 나에게 맞는 팀을 찾았어야 했다. 지금까지 내가 배운 축구가 다가 아니었음을 알게 된 순간, 자유의 한계는 끝없는 우주 팽창과도 같았다.
끊어 차는 인사이드 패스(잘못된 나의 습관)를 다시 부드럽게 밀어 차는 법을 다시 배웠다. 드리블도 왼쪽으로 몸을 틀어서 오른쪽 발등을 축구공에 밀착해야 했다. 기존 팀에서는 들을 수 없던 잘못된 습관을 잡을 수 있는 시간이 다가왔다.
머릿속은 온통 빅뱅으로 뒤범벅되었고 내가 옳다고 말했던 길은 이미 여러 갈래가 있었다. 빅뱅 이전의 나는 그저 한 곳만 볼 수 있었다.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앳원스에 나오는 주인공 이마에 눈이 하나 더 생긴 것처럼, 다른 팀의 축구에 들어가 보자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였고 나는 더 이상 이전의 내가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