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절구
그때는 다 그랬다 집 마당 옆 부엌 가까운 곳에는 돌절구가 하나씩은 있었다 친구 집에 가도 나무로 만든 절구나 돌절구가 자리잡고 있었다 그 절구에는 쌀을 찧기도 하고 떡을 만들기도 했다 내 기억 속의 졸절구는 명절이나 제사때마다 떡을 만드는 용도로 사용되었다 하얀 고두밥을 쪄서 돌절구에 할머니와 엄마가 떡을 만드는 모습을 자주 봤다
하얀 쌀밥은 돌절구를 통과하면 노란 콩고물이 놓인 마루바닥의 커다란 대야 안에서 떡이 되어 나온다 커다란 호마이카 상에 콩고물을 뿌리고 돌절구에서 짖이겨진 쌀알들이 하나로 뭉쳐져서 상위로 옮겨오면 콩고물 위를 이리저리 굴리면서 적당한 크기로 잘라서 떡이 되는 모습을 정말 많이 봤다
하지만 한번도 돌절구를 찧어 본적도 없었다 떡을 만드는데 옆에서 이것 저것 가져다주는 잔심부름은 간혹 했던 기억이다 결국 할머니와 장남며느리인 엄마가 온갖일들을 1차로 해 놓으면 숙모들이 와서 장을 보러가고 나머지 잔일들을 하는 순서로 명절이나 제삿날 일들은 이루어졌다
후에 방앗간으로 쌀을 가져가 떡을 만들기 시작하면서 돌절구는 연꽃을 키우는 화분이 되었다 물을 넣고 연을 키우던 돌절구를 보면서 간혹 그 어린 날의 돌절구를 떠올린다 언젠가 단독 주택에 살게 되면 돌절구를 가져다가 연꽃을 피우리라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어느 날 아는 지인이 자주가는 식당집에 가니 내 생각처럼 돌절구에 연꽃을 키우고 있었다 뿐 아니라 나의 취향처럼 백합 채송화 국화 석류 감나무 무화과 등을 키우고 있었다 마치 내가 살던 집을 다녀간 사람처럼 그런 정원을 하고 있었다 나는 식당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한참을 식당 정원을 거닐면서 예 생각을 하였고 언제부터인가 나는 돌절구가 있는 그 식당의 단골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