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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날의 시인 혜월당 Apr 05. 2024

정말 귀한 것은 남주지 않는다

정말 귀한 것은 남주지 않는다 



전철 안이나 혹은 길거리를 지나가 가다 보면 사람들을 붙들고 자신이 믿는 종교를 열성적으로 전도를 하는 사람들이 더러 있다 의례 그런 무리들이 보이면 그 길로 가지 않고 가급적 피하며 둘러 간다 부딪치고 싶지도 않고 말을 섞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그들의 끈질긴 말에 아까운 시간들을 내어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제법 살만큼 살았다면 일체의 종교에 발을 한 번도 디뎌 보지 않은 사람은 얼마나 될까 이런저런 이유로 교회든 성당이든 절이든 무당집이든 발을 디뎌 본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훨씬 더 많으리라 그만큼 삶이란 쉽지 않고 어떤 식으로든 더 나은 삶을 위한 트레이닝 장소 같다  

길다면 긴 세월을 살면서 이곳저곳의 종교단체를 전전하면서 수많은 상처를 입고 또 그 상처로 오히려 그런 곳을 기피하고 무신론자로 살아가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나 역시 이런 일들을 겪으면서 느낀 점은 바로 아무리 고고한 종교인인척 해도 결국 정말 귀한 것을 남들과 나누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럴 마음이 1도 없고 내 것은 똥도 아까워하는 사람이 상대를 위해 제대로 된 무얼 내놓은 적이 없는 사람이 상대를 위해 자신이 숭배하는 신을 나누어 갖자고 전도를 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과연 그게 믿음성이 가고 그의 생각에 동조하여 그의 종교 집단 속으로 발디딤이 가능할까 

나름 직함을 가진 종교인들을 대하며 느낀 수많은 의문 가운데 하나가 바로 그 점이다 사람들 특히 이기적인 사람들이 전도를 하거나 자기 종교 집단에 상대를 끌어들이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서 저 사람들은 평소 정말 좋은 것을 나눌 사람이 절대로 아닌 이기적인 사람 나아가 나르시시스트라는 점을 익히 알고 있는데 전도를 한다면 그r가 내민 손의 진정한 의미를 한 번쯤 생각하게 된다

중요한 것은 상대가 자신에 대해 어떤 그 마음이며 그에 전혀 공감하지 않는 것을 전도하려는 자신만 모르는 것 같다 전도의 목적 역시 자신에게 이익이 되거나 혹은 짐을 나눠지거나 뭔가의 반대급부가 있지 않고서는 결코 할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느끼면서 오히려 지나치게 전도를 강요하면 그 내면을 의심하게 된다 전도하려는 사람은 다른 사람들이 바보가 아니라는 점을 왜 모를까 아니 최소한 상대가 자신보다 덜 떨어지지 않았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 것인지 어쩌면 인정하고 싶지 않은 것인지도 모른다 종교에서 직분이라는 것이 그 잘난 선민의식을 지니게 한다 허망한 고고함으로 쓸데없이 공허하고 허영이 가득 찬 가식덩어리에 자만심만 그득 채워 사람을 더 못쓰게 만들기도 한다  

아이들을 키우는 과정에서 대입 공부시기에 유능한 학원이나 과외 선생님이 그렇지 않은 선생님보다 더 학생을 없는 이유가 소리 소문 없이 자기 아이만을 교육받기 바라기 때문이라는 것은 아이들을 키워본 엄마들은 다 안다 

그런데 왜 종교는 그렇지 않을까 왜 너도 나도 사람을 데리고 가야 하는 걸까 그렇게 되면 누가 좋고 뭐가 좋은 걸까 답은 간단하다 요즈음의 상황으로 보면 누군가에게 특별히 좋기 때문이리라  

평소에 상대에게 어떤 행동을 했고 어떤 가치관을 가졌으며 어떤 방식을 대했는지를 잘 안다면 그런 말들을 쉽게 하지는 않을 것 같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기 꺼려지고 그 속내를 잘 아는 익숙한 사람들도 가까이 하기 시작하면 겪는 일이 바로 이 문제이다 늘 자기 종교의 바운더리 안으로 상대를 집어넣기에 혈안이다   

평소 정작 꽃 한 송이도 맛있는 빵하나도 선뜻 남에게 내어주지 못하는 성격이면서 자기 것은 손을 벌벌 떨면서 움켜쥐고 사는 사람이면서 정말 좋은 것은 자기만 갖는 극이기주의자이면서 돈 안 드는 전도라고 쉽게 하는 걸까 그리 귀하게 여기는 자기의 신을 공유하자며 내어놓는 그 마음이 결코 이해되지 않는다 

평소의 성품이 그렇게 좋다면 조금 공감이 갈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 성품으로 좋은 것을 결코 남 줄 사람이 아닌데 자기만 갖고 그래도 여유가 있다면 자기 식구들과 나누고 그래도 남으면 꽁꽁 움켜쥘 텐데 온 마음을 다해서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어느 구석에든 쌓아 놓을 위인인데 전도라니 말이나 될법한 일인가

왜 만날 때마다 전도하고 시도 때도 없이 길거리 전도하고 집집마다 전단지 넣는 건지 이해할 수가 없다 누구를 위해서 무엇을 위해서일까 자신들에게 유익하지 않다면 그럴 사람이 아니라는 마음의 실체를 알고 나면 그들은 정말 상대가 다급할 때 가장 좋은 것을 상대에게 선뜻 내어 줄 수 있지도 의문인데 다 내어주지는 못한다고 하더라도 공유할 수는 있을지 조차도 의문인데 그런 마음으로 감히 상대에게 어떤 것도 강요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전도하려는 사람의 성품을 아는 한 그는 자신들이 믿는 신이 그렇게 좋다면 꽁꽁 숨겨 내놓지 않고 자신만이 믿어야 그 사람의 인품에 딱 맞는 행동이다 평소 얌체 같은 행동이나 인품과 달리 다 드러내 놓고 그렇게 좋다며 노골적으로 자기 종교를 전도를 하려는 것은 오히려 상대에 대한 부담을 넘어 의심마저 하게 한다 

오래전 처음 결혼하고는 윗집에 아이들이 뛰어다니고 시끄러워 골머리를 앓고 있었는데 그 집 엄마가 와서는 죄송하다며 과일 바구니를 내밀고는 아이들을 친구 만들자며 제안을 했고 그러다 보니 자연 어떤 종교 단체에 함께 가기도 했다 이사를 하면서 자연 그 사람들과 멀어지고 종교집단에서도 멀어졌다 

이런저런 이유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몇 가지 종교는 다 섭렵하면서 꽤 세월을 살아왔다 그러면서 마음의 평안을 위해 혹은 목적의 달성을 위해 열심히 기도하고 절하고 간절히 빌면서 잠을 줄여가며 종교에 열심인 적도 있었다 

그러던 중 한결같이 느끼는 점은 사람들이 어떤 종교를 막론하고 전도에 목을 매는 종교를 가진 사람들이 오히려 더 이기적이며 결국은 자기 목적에 따라서 전도도 하고 다른 사람을 끌어들인다는 점이다 그래서인지 남 따라서 간 종교에는 그다지 의미를 두지 않고 지내왔다

한마디로 말하면 무신론자 혹은 다신론자이다 누군가가 내게 교회 가자고 말하면 늘 초등학교 3학년 시절 끈질기게 내게 다가와서 같이 자기 교회 등록하자며 밤낮으로 우리 집 대문에 붙어 서서 응걸스럽게 진더기처럼 붙어 있던 짝꿍이 생각난다 

그 아이가 착하거나 공부를 잘하거나 어떤 인간성이 좋거나 한 기억은 전혀 없는데 그냥 코를 질질 흘리면서 아무렇게나 코를 닦아서 옷소매 끝이 반질거리던 그 아이는 내 짝꿍이라는 이유로 전도대상에 낙점되었던 적이 있었다 

하도 징그럽게 들러붙어서 어쩔 수 없이 불교도인 엄마가 한번 따라가 주라고 해서 따라가 보니 여름성경학교에 친구를 몇 명 데리고 가면 가방을 주는데 그 아이는 마지막 한 명만 더 데리고 가면 그 상품을 받을 수 있었고 그 물건에 현혹된 아이는 꼭 받겠다는 신념으로 가득 차 나를 데리고 갔던 것이었다 

내가 불쾌하다 우리집은 대대손손불교라며 불편한 마음을 담당자에게 털어놨고 하도 찾아와서 오늘만 어쩔 수 없이 특별히 온 거라고 말하니 내게도 그 가방을 준다면서 함께 다니기를 종용했지만 난 그 빛나는 가방을 받지 않았고 더 이상 그 아이와 엮이고 싶지 않았다 

초4인 내게 그런 고집스러운 단호함과 강단이 있었다는 것은 지금 생각해도 내가 얼마나 그 아이에게 질렸는지를 가늠하게 되고 벌써 사라지고 만 그 이름도 아직 기억하고 있다    

그 이후로도 살면서 오늘날까지 내게 어떤 특정 종교를 강요하는 상대를 만나면 나는 정말 참되고 선한 행실을 보이는지 그 행동거지에 반해서 그 사람이 믿는 종교를 나도 한번 믿어 볼까라고 생각되는 사람인지 여길만한 사람은 여태 단 한 번도 만나보지 못했다 

대부분의 그런 사람은 자기 종교를 내보이지 않거나 자기 종교를 내보이며 지나치게 전도하는 경우에는 반드시 그 인품이 믿을 만하지 않기 때문이다   

단 한 가지 이유로라도 저 사람 정도면 저 사람이 권한다면 믿을 만한 하다며 그가 믿는 종교를 나도 한번 믿어보고 싶다는 그런 상황을 맞은 적이 딱히 없다 다른 말로 하면 사람에 대한 희망보다는 절망을 더 많이 겪은 덕분인 것 같다 

결국 자신이 소중히 여기는 것을 선뜻 내어 줄 그런 사람을 만나 본 적도 없다 종교집단의 우두머리라는 사람의 설교에서 물질만능주의의 냄새가 너무 나는 곳을 순식간에 질려버린다 

시골 마을 오일장이나 이 집 저 집을 텃밭을 구경하러 다니다 보면 할머니들이 푸성귀들을 팔곤 하는데 간혹 값에 비해 너무 아낌없이 퍼주신다 싶은 적이 있다 그런데 집에 와서 보면 그 귀하게 여기는 푸성귀들 속에 형편없는 쓰레기들이 속에 감춰진 경우도 있다 어쩌다가 눈에 들어온 딸기를 탐내면 그건 쳐다도 못 보게 다른 잎사귀들로 감추곤 하면서 자기 손주 오면 줄거라 손도 못 대게 한다

하긴 오래 전에 나의 할머니도 절에 다녀오시면 하얀 모시 손수건에 박하사탕 몇 알을 속옷바지 안주머니에서 꺼내 내 입안에 넣어 주시곤 했다 낚시터 낚시꾼도 정말 좋아하는 고기는 집으로 가져가고 귀찮고 좋아하지 않는 것은 나누기도 한다 

주식 유튜버들도 자기가 정말 귀하게 얻은 정보를 쉽게 다 내어 주지는 않는다 어떤 명목으로든 그에 향응하는 대가를 지불하게 하고 그렇다 손 치더라도 다 내어 놓지는 않는다 한 분야의  꾼이나 전문성을 지닌 사람들의 대부분의 경우들도 이와 마찬가지이다       

꽤나 많은 횟수로 누군가의 호구가 되어 본 적은 있다 알면서도 호구가 되어 주기도 하고 지나고 나서 보면 내가 호구였다는 걸 알게 되기도 한다 <그래 그래서 얼마나 살림이 늘었는지> 묻고 싶은 적도 있었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역지사지로 생각해도 여전히 내 주변의 누군가를 호구로 여길만한 그런 몰염치가 없고 그런 마음도 없다 그리고 약속을 하면 대체로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편이다 하지만 이런 사람들의 경우 헛공약을 자주 한다

그냥 사는 대로 살면 아무 문제가 없는데 왜 굳이 평화롭게 지내는 사람에게 자기 종교를 강요하는지에 대해 이기적인 마음을 본다 그렇게 좋은데 어떻게 나누냐고 정말 나눌 만큼 내가 상대에게 좋은 사람이라는 뜻인가 그 마음을 알 수도 믿을 수도 없다  

이런 경우 한 번쯤 진심으로 자기 자신을 돌아보면 좋겠다 정말 상대를 위한 전도인지 자신을 위한 전도인지 그리고 자신은 무엇을 위해 그런 행동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물욕이나 명예 혹은 그 다른 무엇을 위해서가 아닌지 깊이 생각하고 행동하면 좋겠다 

정말 자신이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그 무엇을 선뜻 제공하거나 공유하자고 내놓는 그런 사람이 전도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 만약 그렇다면 그에게 그만큼 소중한 사람이니 자신이 그렇게 소중히 여기는 신을 믿는 마음을 공유하자는 게 이해가 되기 때문이다 

살만큼 산 사람들에게 섣부른 전도는 오히려 부작용을 불러일으킬 뿐이다 전도로 취하려는 그 어떤 종류의욕심이 보이기 때문이다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는 정말 소중하다고 여기는 것을 타인과 얼마나 깊이 공유할 수 있을까 그 점을 인지하고 반성하면서 자신의 종교를 권해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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