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김지숙 작가의 집

시집詩集『소리북 』









사람이 귀한 마을에는

별이 많이 뜬다 외롭지 말라고

사람 없는 바다에도 별이 뜬다

바다와 눈 맞추며 살려고

별을 바라보는 눈에도 별이 뜬다

그 사람의 마음이 되고 싶어서


아무렇게나 흩어진 별들에게

가슴속 이야기 털어놓으면

별이 꽃처럼 출렁인다

그래 너는 하늘에서 피는 꽃이지

밤이면 환한 얼굴 내미는

맑은 눈빛의 오래 묵은 내 친구지






이른 새벽이라 그런지 아직 별들이 하늘에 남아 있다 이곳에 와서는 하늘을 덜 보게 되는데, 눈앞에 바다가 가까이 있어서인가 보다 바다를 보느라 바다 위에 떠 있는 배들의 불빛을 보느라 하늘을 자주 보지 않게 된다

그런데 오늘 아침 하늘에는 별들이 보인다 맑은 날이면 훨씬 더 많은 별들이 빛난다 별을 사랑하던 동주시인을 떠올리다가 별에 이름을 붙이고 그리워 한 그 마음을 떠올리다가 나도 모르게 별을 새어보기도 한다

그러고는 별에게 무슨 말을 하기도 한다 마음속으로 기도도 한다 그러다보니 별이 어느새 내 친구가 되어 있다 이미 별이 된 친구도 있다 그렇다고 딱히 그 친구를 떠올리고 그에게 말하는 건 아니다 별은 또 다른 나의 친구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많이 살지 않는 시골이라 별이 많다 물론 공기가 맑으니 그런 것이리라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친구 없는 사람들을 위해 별이 나타나고 별빛을 내 가슴에 비추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든다 바다위에도 마찬가지다 바다위에 떠 있는 별은 오징어잡이 배의 불빛과 어우러져 더 많다 어느 별이 어느 별인지 셀 수 없을만큼 많은 별도 있다

외롭다고 꼭 나쁜 것은 아니다 외롭다고 고독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더 많은 시간을 자신의 내면과 대화하고 세상과 떨어져 세상을 통찰하는 기회가 된다 에너지를 쓰는 곳이 정해져 있고 그 에너지를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결코 나쁘지 않다

별을 보면서 이전과는 다른 생각을 하는 내가 된다 별은 이미 오래전부터 나를 보아왔고 나는 그를 이제 보게 된다 별은 오래전부터 나를 지켜왔고 나는 이제야 별을 지켜본다

어두운 세상에서 별이 존재하는 것으로 이미 내게 큰 위안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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