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출발도 문제도 교육

교육 사회학 강의를 듣는 이유

by 김오랜
- 교육사회학이 내 운명이니까
- 공교육이 아니라, 구조의 문제
- 대안교육은 다를까?
- 남겨진 질문들



교육사회학이 내 운명이니까(아님)


교육 사회학 강의를 선택한 건 당연히 내가 들어야 하는 과목이라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대학에 온 뒤로 교육에 관심이 부쩍 많아졌다. 대학생 이전에는 대부분 교육의 소비자였는데, 어쩌다 보니 이젠 생산과 소비를 병행하게 되었다.

학교밖청소년 교육을 직접 해보면서 해결된 질문들도 많았지만(예: 인원 파악 시 왜 앉아 번호를 시킬까?)

내가 받고, 하는 교육이 부족한지, 괜찮은지, 좋은지, 사회에 어떤 영향이 있는지 알 수가 없었다. 앞으로도 계속 모를 테지만, 실마리를 찾고자 이 강의를 듣게 됐다.


좋은 교육이란 뭘까. 교육이 무엇인지도 모르겠고, 사회가 무엇인지도 모르겠다 교육 사회학 강의가 시작한 지 몇 주가 지났는 데도 그렇다.


공교육이 아니라, 구조의 문제


교육에 의문을 가진 건 중학생 때부터였다. 공교육 제도 안에서 살면서, 이 교육이 대체 어떤 의미가 있는지에 대해 궁금증이 있었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수업 내용이 점점 어려워졌고, 수업 때 자거나 학원 숙제를 하는 친구들이 많아졌고, 학원을 빡빡하게 다니는 친구들이 늘어났다. 나는 오기로 학원을 다니지 않았다.

특히 내게 너무 어려웠던 과학, 수학 과목을 할 때면 이걸 어디다 써먹나.. 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 재미도 없고, 삶에 별로 도움이 될 것 같으니 전혀 공부할 마음이 들지 않았다.


공교육이 오답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문제는, 교육으로 재생산되는 계급. 특정 직업, 계층에 대한 천시와 이로 인해 과열되는 입시 경쟁. 과열된 입시 경쟁으로 인해 학생들 간 유대감 부족, 학교 폭력의 방치, 패배감을 느껴야 하는 다수의 학생들. 그런 게 문제다. 언제나 사회학이 그렇듯, 구조가 문제다.


대안교육은 다를까?


공교육에 마음이 가지 않아 미래교육을 한다고 자칭하는 비인가 대안학교에 갔다. 대안교육, 거꾸로 교육, PBL, 문제해결 역량... 알 수 없는 용어들이 내 꿈을 찾아 성장시켜 줄 것이라는 근거 없는 희망을 가졌다.

대안학교에 다니며 말 그대로 공교육의 대안으로써 상당히 좋은 경험들을 할 수 있었다. 책상에 앉아 참고서를 보는 대신 다양한 팀 프로젝트를 하고, 경진대회도 출전하고, 발표도 정말 많이 했다. 백지 같은 중학생이던 나의 모든 역량을 성장시켜 준 알찬 기간이었다.


대안학교마다 특성이 너무나 다르기 때문에 일반화할 수는 없겠지만,

제도권 교육과 마찬가지로 대안학교는 정답이 아니다. 입시에서 벗어난다는 건, 어쩌면 회피다. 또 다른 경쟁과 불안을 택하는 것이다. 제도권에서 벗어난 나에 대한 더 치열한 증명을 해내려 더 열심히 살아야 했다. 그리고, 어느 조직이나 그렇듯 내부적으로든 외부적으로든 문제는 참 많다.


나는 대안학교에 다니면서 성취하는 경험을 많이 했기에 지금 더 열심히 살 수 있게 됐다. 대안학교에 다녀서 참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직도 누군가와 대화할 때면 대안학교 출신이라는 것을 종종 감춘다. 대안학교가 무엇인지조차 모르는 사람들도 있고, 안다면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지는 경우가 종종 있고, 그걸 설명하는 게 너무 힘들어서.

종종 '대한학교'라고 잘못 듣거나, 대안학교가 고등학교, 중학교 같은 학교의 카테고리라는 것을 이해하지 못해서, 대안학교 학생끼리 서로 알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만나면 더더욱, 설명할 의욕이 사라진다.


남겨진 질문들


교육에 정답은 없을 것이다. 대안 교육도 공교육도 정답이 아니지만, 오답도 아니었다.


요즘 고민하고 있는 건 '나쁘지 않은 교육'이다. 공교육에서 하위권은 상위권(기득권)을 만들기 위해 이용당하고 있다. 이런 구조 속에서 어떻게 해야 하위권 학생들에게도, 학교밖청소년에게도 '괜찮은' 교육을 할 수 있을 것인가? 그들의 문제는 어쩔 수 없는 것(가정환경, 경제적 사정, 지리적 문제..)이 대부분인데, 거기서 교육이 무엇을 할 수 있는가?


교육사회학 강의로 교육에 대한 또 다른 질문을 찾을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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