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이럴 줄 몰랐어
어른으로 사회에 나가는 기분이란, 나는 그저 애새끼일 뿐이라는 사실을 수없이 마주하고, 그러면서도 더 이상 애새끼로 살아서는 안 된다는 모순의 경계에 발 담그는 인간이 되어가는 아찔함이다.
불변의 이치에 맞춰 경계를 조절하는 파도처럼, 한 번은 조금 더 가까이 닿았다가, 또. 한 번은 저 멀리 거리 두는 오묘한 자제를 하는 것이랄까?
세상은 이해할 수 없는 것 투성이라, 차라리 읽고 생각하다 보면 어느 순간 이해할 수 있는 여지라도 열려 있는 활자가 나았다. 내가 어려서 그런 걸까 자책한 적도 있었지만, 어른들을 봐도 그 사람들조차 다 이해하고 살아가지는 않아 보인다.
15살이던 나는 21살에 내가 삼수하고 있으리라는 생각도 못 했고, 지금의 내가 원하는 대로 살았으면 좋겠어서 희생해 준 그때의 나에게 미안해졌으니까.
단지 삼수붕어에게 새우껍질을 까주면서 딸이 셋 다 먹으라는 엄마와,
크기가 제각각인 가리비 중에서 제일 큰 가리비를 보면 붕어 머리 앞에 놔주는 아빠와,
이젠 그 의도를 알고 목이 간지러운 느낌을 애써 감추려 콜라를 마시는 삼수붕어가 되었을 뿐. 나는 아직도 어른이 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