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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rt n Money in New York Oct 25. 2022

미술투자로 부자되기-아트컬렉팅에도 공식은 있다.(3)

훌륭한 미술작품의 조건 시대성(EP.3) 예쁜이구별법(서사가 있는 그림)



예쁜데 가벼운 작품 VS 예쁜데 깊이 있는 작품



대량생산이 불가능한 김홍도와 마르크 샤갈의 서사, 현실이지만 현실 아닌 내 마음속 그 어디 즈음



지난 시간 카우스나 무라카미 다카시의 만화 캐릭터 같은 작품이 가지는 가치와 흉내만 낸 듯한 가벼운 작품을 구별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았다. 이번 편 에서는 대량생산이 가능하지 않고 서사가 있는 아름다운 작품의 가치를 구분하는 방법에 대해 살펴보겠다.  



왼쪽 김홍도 씨름/오른쪽 마르크 샤갈 결혼


단원 김홍도는 (1706-1845?) 영조 정조 문예부흥 시대에부터 순조 초기까지 도화서에서 활동했던 조선 후기 대표 화가이자 풍속도의 대가이다. 풍속도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그의 그림에서는 그 시대의 풍속과 생활상을 알 수 있다. 하나의 사건이나 생활상을 단순히 기록한 그림과 훌륭한 예술작품은 어디에서 차이가 나는가? 작가의 필체, 색감, 대상을 관찰하는 독특한 관점, 구도나 시점 등 작품성을 나타내는 요소들에 대해서는 다음 편에 따로 살펴보기로 하고 이번에는 시대성을 중점으로 이야기해보자. 단원 김홍도가 풍속화의 대가로 불리는 이유가 무엇일까? 조선 후기에는 집을 장식하고 감상하는 용도의 인테리어 소품 같은 민화도 유행을 했었다. 민화도 우리나라 고유의 문화 예술을 상징하는 비슷한 시기의 예술 작품인데 왜 민화 작가의 이름은 유명하지 않은가? 한국 전통 회화하면 떠오르는 장면을 생각해 보자. 절개 있는 높은 산과 안개, 그 아래에 정자에서 신선놀음을 하고 있는 한 선비 한 명이 떠오르지 않는가?  반면에, 김홍도의 풍속화를 보자. 풍경은 없고 오직 사람만 있다. 양반과 서민이 함께 어우러져 씨름 같은 오락을 즐긴다. 그림 속 사람들의 자세나 표정 등에서 이 경기가 얼마나 시간을 오래 끌었는지 얼마나 흥미진진한 경기 인지를 알려준다. 머리 모양이나 옷차림으로 이들의 나이나 사회적 지우도 읽을 수 있다. 서양에서도 귀스타브 쿠르베의 ‘안녕하세요 쿠르베 씨’와 같은 그림에서 귀족이나 부르주아가 아닌 화가 자신과 지나가는 일반 행인을 그림에 주인공으로 등장시켜 시대가 변했음을 알린다. 이런 것이 시대를 나타내는 요소이다. 거기에다 한 시대를 대표할 만한 특성을 도드라지게 나타내는 화가가 시대를 대표하는 예술가가 된다.


러시아 태생 프랑스 화가 마르크 샤갈(1887-1985) 색채의 마술사라 불린다. 그런데 그에 작품에서는 아름다운 색채보다 그가 살았던 시대와 작품의 형식이 미술사에서는 더욱 중요하게 인식된다. 그가 살았던 시대는 혁명의 시대였고 세계 1 대전과 2 대전이 일어났던 시기였다. 나치시대를  유대인 화가!!  예술가가 예술 활동을 하는데에 있어 시대적 배경은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운명적이라고도   있는  ‘시대성이라는 훌륭한 미술작품의 조건은 세계사의 중요한 전쟁이나 전환점을 맞이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작품 속에 스며들게 된다. 그는 입체파, 표현주의, 초현실 주의의 영향을 받았지만 그들과 동화되지 않고 꿈과 판타지를 그리며 결국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했다. 그러나 나치에 의해 퇴폐 작가로 지목되어 모든 작품이 불태워지는 수난도 겪었다. 이후 미국으로 건너가 자유로운 작품 활동을 펼치며 미국 시민권까지 받았다. 그는 지금 주목받고 있는 국적이 지구인인 디아스포라 작가들의 앞선 삶이 아니었나 싶다. 현실의 핍박과 모욕 속에서 살았던 그는 사랑하는 사람들과 하늘을 날아다니고 음악을 연주하는 그림을 그리며 꿈과 상상의 세계 속에서 만큼은 행복했을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그의 그림을 보고 있자면 아름답고 행복할수록 슬퍼지는 짠함이 느껴진다.



단지 Dan Ji (1985~) 누가 뭐래도  환영 속에서 나는 언제나 주인공이다.


대한민국의 80년대 생들은 대부분 부모님의 보살핌과 사랑을 받으며 보편적으로 우수한 교육 시스템 속에서 청소년 기를 보냈을 것이다. 그러나 1997년 한국이 외한위기 사태를 겪으며 IMF 구제금융 요청을 신청한 후 급속도로 어려움을 겪게 된다. 사립학교를 다니거나 유학을 갔던 친구들은 학교를 그만두고 국공립 학교로 전학을 가거나 유학 공부를 멈추고 집으로 돌아와야만 했다. 학업이 단절되고 친구들과의 단절도 겪었다. 어렵게 대학 등록금을 내고 학교를 졸업하고 나니 취업의 현실은 더욱 서늘했다. 청년실업은 대한민국이 생긴 이래로 사상 최고였고 대학에서 철학이나, 예술 같은 순수한 학문에 대한 갈증을 느낄 여유도 없었다. 휴학을 해가며 취업시험과 영어시험을 준비하고 도서관은 졸업을 하고도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취업 준비생들로 꽉 찼다. 인문학 서적을 탐독할 여유는 없었다. 이 상황에 대한민국에서 예술을 한다는 것은 사치스럽거나 아무 생각이 없는 별 볼 일 없는 사람 둘 중 하나로 보였다. 단지 작가는 2013년 부산의 한 작은 갤러리에서 개인전을 가졌다. 키가 작고 못난 어린 소녀와 커다란 야생동물이 함께 노는 ‘환영’과 ‘길들이기’ 시리즈로 상당한 임팩트를 남긴 후 돌연 호주 시드니로 떠나게 된다. 이민 생활은 그리 쉽지 않았다. 생활비를 벌기 위해 새벽에 일어나는 것보다 힘든 것은 언어장벽도 아닌 인간 장벽이 있었다. 모든 것이 낯설고 거대해 보였지만 작가는 자기 특유의 낙천적인 성격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갔다. 시드니의 아름다운 자연에서 야생 동물들과 함께 어울리는 상상으로 고된 하루를 쉴 수 있었다. 그러나 그림을 보면 완전히 자유롭지 못하고 동물에 의지하거나 나무에 발이 묶인 어린 소녀를 보게 된다. 행복한 모습 뒤에 어쩐지 쓸쓸함과 답답한 현실이 묻어난다. 그림 속 야생동물은 극복하고 싶은 존재이지만 함께 하고 싶은 존재이기도 하다. 주인공인 어린 소녀는 아주 작은 존재로 묘사되지만 기린이나 부엉이 같은 다가가기 힘든 동물에게 목줄이나 쇠사슬을 매달아 잡고는 여기저기로 가자고 손짓하는 안내자 역할을 한다. 조련사이지만 강압적이지 않으며 자신도 그들을 의지한다. 그림 속 주인공은 화가 자신이기보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초상이다. 이 그림을 보며 지친 우리들은 작가가 그련낸 환영속에서 잠시 쉬어갈 수 있다.



단지 (Dan Ji) 작가의 길들이기 시리즈

앞서 살펴본 작품들은 구상 회화 작품들이다. 작가의 감정과 생각을 붓터치나 색감, 대상, 형태 등으로 고스란히 나타낸다. 이런 대량생산이 불가능한 회화 작업은 대작이 불가능하고 그렇게 해서도 안된다. 이전 시간 살펴본 무라카미 다카시의 작품의 경우 인쇄로 찍어 낸 듯 보이지만 사람이 손으로 일일이 그린 것이다. 그래서 오리지널 패인팅을 구하기는 쉽지도 않고 가격도 비싸다. 얼마 전 ‘조영남’ 대작 사건이 미술계의 이슈였는데 요즘처럼 예술작품을 대량 생산하는 시대에 대작을 했다고 범죄인 취급하는 것인 말이 되느냐는 의견도 아주 많았다. 어쨌든 아이디어는 화가의 것이니 화가의 작품이다 라는 주장이었다. 한 초등학생이 미술학원 선생님에게 미술 공모전에 출품할 작품을 의뢰한다고 가정해보자. “저는 오른쪽에는 기차를 그리고 뒤에는 나무를 그릴 거예요!! 사람은 날아가는 것처럼 그려주세요!! 제가 구상을 했으니 이것은 선생님이 그렸지만 저의 작품입니다.” 이렇게 말한다. 여러분은 어떤 생각이 드는가? 회화는 풍부한 표현력이 깃든 평면상의 그림이다. 풍부한 표현력!! 이것이 키워드이다. 그 화가만이 할 수 있는 풍부한 표현!! 이것을 누군가가 대신한다면 그것은 그 화가의 작품이 아니다라고 말하고 싶다. 조수들이 물감을 짜고 밑 색을 칠하고 전체적인 구조를 만드는 일에 참여하는 것과는 다르다. 누가 그려도 똑같이 나오는 대량생산이 가능한!! 생산과 유통과정 그 자체가 예술 작품인 그런 작품과는 결이 다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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