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
아웃트로
음악에서 ‘아웃트로(OUTRO)’는 앨범의 마무리를 의미하는 트랙이다. 아웃트로(OUTRO)는 한 앨범의 마지막을 의미하는 것뿐이다. 앨범의 트랙이 끝이 나야 다음 앨범을 위한 서사가 될 수 있다. 한 앨범의 마지막 트랙이 끝날 때쯤이면 우리는 이미 다음 이야기를 기대하게 된다. 그렇기에 마지막 트랙은 오히려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순간이라고 생각한다.
내 삶에서 음악은 언제나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기쁠 때나 슬플 때, 어떤 순간이든 음악은 추억이 되었고 내 삶의 BGM이 되어 주었고, 때로는 내 감정을 고스란히 담아 놓은 일기장이 되었다. 음악을 들으며 위로받고, 음악 속에 나를 투영해 왔다. 그리고 지금, 이 브런치 북의 마지막 장을 쓰며 다시 한번 깨닫는다. 음악과 함께한 시간들은 끝나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흐름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을.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학창 시절이 끝나면 사회로 나아가고, 한 프로젝트가 끝나면 또 다른 도전을 준비한다. 결국, 모든 끝은 또 다른 시작을 품고 있다.
매주 브런치 북을 연재하며 지난날을 돌아보게 된다. 수많은 음악과 함께한 시간들, 음악과 함께 삶에 대해 고민하고 나누었던 순간들, 그것들이 모여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하지만 이걸로 끝은 아니다. 앞으로도 새로운 음악을 발견하고, 또 새로운 이야기들을 써 내려갈 것이다.
지금까지 음악과 삶에 대해 이야기해 왔지만, 이것이 마지막일까? 아마 아닐 것이다. 음악이 계속되는 한, 그리고 삶이 흐르는 한, 우리는 또 다른 시작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그렇기에 이 글의 끝에 붙는 것은 마침표가 아니라 쉼표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다시, 새로운 음악들과 함께 나의 삶이 흐르기 시작할 것이다.
첫 연재 그리고 마지막
올해 1월부터 브런치 북 연재를 시작하면서, 나의 음악적 아이덴티티를 더욱 견고하게 구축하기 위해 지금까지의 삶 속에서 음악이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를 세세하게 기록해 왔다. 어린 시절부터 현재까지, 음악이 나의 감정과 가치관, 나아가 삶의 방향성에까지 얼마나 깊숙이 스며들었는지를 되돌아보며 글을 써 내려가는 과정은 매우 뜻깊었다.
매주 일요일마다 연재를 이어가야 한다는 부담감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만큼 스스로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고, 음악에 대한 나의 애정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글을 쓰면서 잊고 있던 추억들이 떠오르기도 했고, 어떤 곡이 특정한 순간에 나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왔는지를 다시금 곱씹으며 음악이 단순한 취미나 도구가 아니라 내 삶 자체와 맞닿아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이 과정 속에서 나만의 음악적 색깔을 더욱 확고히 다질 수 있었고, 나의 이야기에 공감해 주는 독자들과 소통하면서 새로운 동기부여도 얻었다. 앞으로도 부담감을 즐거움으로 바꿔가며 새로운 도전들을 할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