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과 우울의 경계‘
2부의 시작
지난 3월, 1부의 이야기를 마무리한지 벌써 8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인디 아티스트들을 위한 음악 산업에 대한 개인적인 견해를 담은 뮤직 인사이트 브런치 북, 실제 아티스트의 이야기를 담은 아티스트 인터뷰 메거진을 연재하면서 나름 브런치 작가 활동에 바쁜 나날을 보냈었다. 꾸준히 글을 쓰다 보니, 감사하게도 나의 글을 읽어주는 구독자도 한 명, 한 명 늘어갔다.
연말이 다가오면서 정신없던 한 해를 돌아보았다. 바쁘다는 핑계로,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주위를 둘러보지 못했다. 우리 주위에는 마음이 아픈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현실의 벽과 대인 관계의 무게, 끝없이 밀려오는 일들 앞에서 지쳐가는 주위 친구들을 볼 때마다 마음 한편이 먹먹해졌다. 예전엔 모두가 별 걱정 없이 뛰어다니며 웃음이 끊이지 않던 시절이 있었는데, 그때는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기운이 나고, 그냥 함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하루가 환해졌는데…요즘은 그 웃음 뒤로 감춰진 상처들이 보이는 것 같아 더욱 슬퍼진다. 그래서 다시 이야기를 꺼내보기로 했다. 그 시절의 온기와 지금의 마음을 잇는 2부의 이야기를 이제 시작해보려 한다.
희망과 우울의 경계
‘BLUE’라는 단어는 참 오묘하다. 파란색이 지닌 맑고 희망적인 이미지와, 그와 동시에 ‘우울함’을 뜻하는 감정의 언어가 한 단어 안에 공존한다. 생각해보면 우리의 삶도 이 단어와 닮아 있다. 우리는 언제나 희망과 우울 사이, 그 미세한 경계 위에 서 있다.
어쩌면 필요한 것은 생각의 전환일지도 모른다. 희망이 있기 때문에 우울이 생기고, 우울이 있기 때문에 다시 희망을 바라보게 된다. 두 감정은 서로를 밀어내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통해 존재를 확인하는지도 모른다.
덤덤한 위로가 되는 음악들
나는 음악을 큐레이팅하는 뮤직 콘텐츠 제작자다. 그래서 늘 고민한다.어떻게 하면 위로가 필요한 이들에게, 가장 부담 없는 한 마디의 위로를 건넬 수 있을까. 나는 그 해답이 음악 안에 있다고 생각했다. 지난주에는 남몰래 흘렸을 눈물 속에서 조용히 버텨온 모든 이들에게 건네고 싶은 곡들을 모아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었다. 이 노래들이 내 주변을 넘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작은 위로가 되어주길 바란다.
우리 함께 쌓아온 추억들을 다시 떠올리며, 언젠가 웃으며 이야기할 날들을 기약하며 이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