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함께한 순간들
어제는 대학 동기의 결혼식이 있었다. 축의금을 건네고 식장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익숙한 얼굴들이 보였다. 2014년, 대학교 캠퍼스를 함께 누비던 14학번 동기들이다.
우리는 각자의 치열한 삶에서 잠시 휴가를 나온 사람들 같았다. 각자의 근황을 들으니 누군가는 팀장이 되었고, 누군가는 이직을 고민하며, 또 누군가는 이미 부모가 되어 있었다. 현실에 치여 사느라 잊고 지냈던 나의 옛 모습들이 친구들의 얼굴 위로 겹쳐 보였다.
예전처럼 철없는 농담에 깔깔거리며 웃다 보니, 문득 깨달았다. 우리는 서로의 청춘을 가장 가까이서 목격했던 사람들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저마다의 고민은 깊어졌을지언정, 함께 있는 이 순간만큼은 12년 전 청춘의 봄으로 되돌아간 기분이었다.
결혼식이 끝나고 돌아오는 길, 플레이리스트를 뒤적이다 멈춰 선 곡은 그해 봄, 그 당시 이어폰에서 끊이지 않고 흘러나왔던 노래였다.
치열한 일상 속에서도 가끔 보면서 우리가 함께 웃을 수 있었던 이유는 함께 공유했던 계절의 이야기들이 남아있기 때문 아닐까라고 생각이 들었다.
악동뮤지션 (AKMU) - 200%
2014년 이맘때쯤, 우리가 갓 입학해 설렘 가득한 캠퍼스를 걷던 그 시절의 배경음악 같았던 곡이다. 톡톡 튀는 리듬과 순수한 가사는 12년 전의 우리를 소환하기에 충분했다.
지금의 우리는 그때처럼 200% 확신에 찬 꿈을 꾸지는 못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제 친구들과 나눈 웃음소리는, 여전히 우리 마음속에 그 시절의 생기가 살아있음을 증명해 주었다. 삶이 조금 팍팍해질 때면, 다시 이 노래를 꺼내 들어야겠다. 그날의 우리처럼 다시 한번 힘차게 걸어 나갈 수 있도록 힘을 조금 더 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