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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휘은 Jul 07. 2023

같은 운동을 하더라도 다른 접근은 다른 결과를 낳는다

몸의 구조는 돈과 같고, 몸의 기능은 재무관리와 같다. 돈이 많으면 좋지만 그에 맞는 재무관리가 부족하면 돈을 탕진하거나 빚까지 지게 될 수 있다. 몸도 마찬가지이다. 모든 관절이 튼튼하고 근육이 유연하면 좋지만, 그에 맞는 근육의 기능적인 역할이 부족하면 관절과 근육은 점점 뻣뻣해질 뿐만 아니라 작거나 크게 다칠 수도 있다. 근육의 기능적인 역할이라고 하면 근력을 비롯한 체력, 근육들 간의 협응력, 특정 상황에 근육이 적절하게 반응할 수 있는 능력 등과 같이 몸을 움직이는 능력을 뜻한다.


근력과 유연성의 관계를 생각해 봐도 이해에 도움이 될 것 같다. 유연성이 좋아서 근육이 쭉쭉 늘어나더라도 늘어난 몸을 통제할 수 있는 근력이 부족하다면 다치기 십상이다. 쉽게 표현해도 몸이 흐느적거리는 것이다. 근육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생리적으로 힘을 쓰기가 어렵다. 그런 이유로 좋은 유연성에는 그에 맞는 근력이 있어야 몸을 조절 수 할 수 있을뿐더러 좋은 유연성에 의미가 생긴다. 몸에 대한 조절력을 상실하면 좋은 유연성의 의미는 작아지고 부상과 통증으로 이어진다. 정리하자면, 좋은 유연성에는 그에 맞는 근력이 뒷받침되어야 하듯이 좋은 몸의 구조를 위해서는 좋은 몸의 기능을 가져야 한다.


몸의 구조와 기능은 상호작용한다. 어느 하나가 안 좋아지거나 좋아지면 다른 하나도 안 좋아지거나 좋아진다. 무엇을 더 중요하게 여길지는 저마다 차이가 있을 수도 있다. 나는 기능을 개선하고 발전하는 데에 구조의 개선과 발전보다 중요하게 여긴다. 좋은 기능으로 구조를 개선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기능에 관한 일이기도 해서 그렇다. 나는 기능을 회사의 사장으로 생각하고 구조를 직원으로 생각한다. 기능이 구조의 좋고 나쁨을 결정하고 구조는 기능을 돕는다는 판단하에 나온 생각이다. 쉽게 설명하자면 먼저 몸을 잘 움직일 줄 알아야 관절, 힘줄, 인대, 근육 등과 같은 결합 조직의 건강도 좋아진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좋은 기능과 구조는 좋은 동작 방식을 만든다. 동작 방식은 몸을 움직이는 방식이다. 동작 방식은 다양하다. 주변을 돌아보면 어렵지 않게 다양한 동작 방식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걷기’로 예를 들어보겠다. 정도에 차이가 있겠지만, 어떤 사람은 배를 앞으로 내밀고 걷는다. 어떤 사람은 엉덩이를 뒤로 빼고 걷는다. 어떤 사람은 어깨를 구부정하게 한 채 걷는다. 어떤 사람은 고개를 아래로 떨어뜨린 채 걷는다. 어떤 사람은 짧은 보폭으로 걷는다. 어떤 사람은 넓은 보폭으로 걷는다. 이외에도 다양한 ‘걷기’의 동작 방식이 있다. 이처럼 ‘걷기’라는 움직임은 동일하지만, 동작 방식은 다양하다. 동작 방식에 따라서 사용되는 근육이 아예 다르거나 가장 많이 사용하는 근육이 다르다. 그 결과로 똑같이 걷지만, 걸은 이후 몸에서 나타나는 결과는 다르다. 걷고 난 뒤에 어떤 사람은 허리와 무릎이 튼튼해지는 반면 어떤 사람은 허리와 무릎이 아프다. 이런 결과가 나오는데 동작 방식이 유일한 원인은 아니겠지만, 몸의 구조에 영향을 끼치는 것만큼은 확실하다.

 

좋은 구조와 기능이 결합된 좋은 동작 방식은 움직임의 효율성을 높이고 몸을 점차 강화시킨다. 반면에 좋지 않은 구조와 기능이 결합된 좋지 않은 동작 방식은 움직임의 효율성이 떨어뜨리고 몸을 점차 상하게 한다. 이를 바탕으로 내릴 수 있는 결론은 운동을 한다고 반드시 몸이 좋아지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좋은 동작 방식 안에서 운동을 할 때 몸이 좋아진다. 그러므로 좋은 기능과 구조를 확보하고 운동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지 않고 좋지 않은 동작 방식으로 운동을 했을 때, 되려 운동을 하기 전보다 더 안 좋은 기능과 구조의 몸을 가지게 될 수도 있다. 반드시 좋은 기능과 구조를 확보해 놓고 운동을 할 필요는 없다. 좋다고도 생각하지도 않는다. 효율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좋은 기능과 구조를 확보하면서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효율적이고 더 빠른 시간 내에 긍정적인 몸의 변화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관절 결합조직에서 불편함을 느낀다면 구조에도 문제가 생겼겠지만, 십중팔구 기능에도 문제가 생겼을 것이다. 그러므로 결합조직에서 불편함을 느낀다면 마사지와 스트레칭을 할 뿐만 아니라 몸의 기능을 개선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더 나아가 결합조직의 불편함은 기능의 개선이야 말로 본질적인 해결책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여기에서 설명하는 불편함은 불편함의 정도에 있어서 병원치료를 받아야 하는 정도를 뜻하는 것이 아니다. 병원치료를 받아야 하는 정도의 불편함은 병원치료가 급선무이기 때문에, 병원치료를 받고 난 뒤에 기능개선을 하고자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결과적으로 몸의 기능을 개선하고 유지하고 강화하는 것은 몸의 구조적인 문제를 개선하고 예방하는 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치료를 받지 않아도 되는 수준의 불편함에서는 기능의 개선을 염두하여 운동하는 것이 중요하다. 내가 경험한 대부분의 경우 불편함이 있을 때 기능을 개선하려는 노력보다는 스트레칭과 마사지로 해결하는 모습을 봤기 때문에 나는 기능에 대해서 더 강조하고 싶다. 구조의 개선도 중요하다. 구조의 개선에 대해 간과하지 않는다는 점을 꼭 짚고 넘어간다. 나는 기능의 개선에 6~7의 노력을 기울이고 구조의 개선에 3~4의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기능과 구조를 어떤 비율로 개선을 했든지 간에 기능과 구조가 개선되었다면 동작 방식은 그에 영향을 받아 좋아진다. 좋아진 동작 방식은 운동효과와 효율에 영향을 끼쳐 좋은 결과를 낼 수밖에 없다. 당신은 주로 어떤 운동을 하는가? 달리기? 자전거? 헬스? 크로스핏? 요가? 필라테스? 구기종목? 어떤 종목을 하든지 동작 방식을 개선하려고 노력하다 보면 몸에도 영향을 주지만 운동의 퍼포먼스에도 영향을 주어 전보다 좋은 퍼포먼스를 낼 수 있다. 좋은 퍼포먼스는 운동에 흥미를 더한다. 흥미가 더해진 운동은 장기적으로 운동할 수 있게 한다. 장기화된 운동은 내 몸에 더 큰 운동효과를 주고 내 삶에 활력을 더한다. 이 선순환은 동작 개선으로부터 시작된다. 당장 운동을 하는 것도 좋지만, 기능을 개선해보려고 하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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