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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옥유 Jun 26. 2024

담배


이 나간 재떨이가 올려진 누런 쟁반 위에

타다만 까만 꽁초가 즐비하다


크기는 제각각이지만

까맣게 태운 건 매한가지다

어떤 날엔 한 개비만 있다가

어떤 날엔 이것들을 잊었나 싶을 만큼

여러 개비가 있을 때도 있다


당신은 허공을 바라보며 담배를 태웠고

언제나 곁은 적막하다

담배를 반쯤 태우다 붉은 담배 끝을

엄지와 검지로 잡아 억지로 꺼버린다

붉은빛은 또다시 까맣게 흐트러졌다


쟁반 위 타다만 꽁초가 많아지면

담뱃갑에  다시 넣어 다니기도 했다

어딘가에서 담뱃갑을 열어

까맣게 타다만 담배 한 개비를 꺼내 문

당신의 마음은 어떠할까


무수히 바라보았던 그 허공이

그 순간도 눈앞에 펼쳐졌을지 모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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