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 3 가/무(조르바들의 끼 발산 이야기)
→ "오~(기대되진 않지만, 친정아빠가?, 식사는 언제 하러 가나)”
결혼식장에 신부 입장하기 직전. 아빠의 부들부들 떨리는 진동이 내 손에 전달된다. 나보다 긴장하네. 그를 곁눈질로 살짝 쳐다봤다. 콩(손으로) 짝짝(발바닥 앞쪽으로), 콩(손으로) 짝짝(발바닥 앞쪽으로). 그는 리듬을 타고 있다. 이건 내 결혼식인데. 본인의 리사이틀로 여기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축가 부를 생각에 휩싸여 딸을 결혼시키는 보통의 신부 아버지 표정이 아니다. 새 가족을 맞이할 기쁨, 딸과 따로 살게 되는 슬픔, 사위에 대한 속절없음. 이런 보통의 신부 아버지 기분이 하나도 느껴지지 않는다. 오로지 몇 분 뒤 펼쳐질 본인 노래에 대한 기대감뿐.
“앵콜, 앵콜, 앵콜~”(분위기상 앵콜 외쳐, 노래 잘하시네 정말)
(박수, 신나는 리듬에 우하하)
나중에 열어본 결혼식 앨범에 나의 아빠는 입이 귀에 걸려있다. 결혼식 전 일주일 내내 노래방에 가서 연습했단다. 일주일뿐이었을까.
후에 결혼식 동영상을 찍지 않았다고 엄청 욕을 먹었다. 딸은 실속 있는 결혼을 위해 생략한 거예요. 사진은 있잖아요...
(비하인드) 그날, 팩소주를 생수병에 넣어가서 축가 하기 직전에 몇 모금 마셨다고 한다. 이 사실을 11년이 지난 후에야 알았다. 정말… 뒷목 잡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