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화
고통 속에서도 하루하루에 집중하며 살아가니 살아낼 수 있었다. 아침에 해뜨기 전이 가장 어둡고 캄캄하듯 언제까지 이런 힘듦이 계속될까 하는 좌절의 시간들이 있었다. 그 시간들을 견디고 나니 소소한 행복들이 마음에 차오르기 시작했다.
견디는 시간은 꼭 해야 하는 일에만 집중하는 시간이었다. 에너지도 힘도 없는 우리는 아침에 일어나 산책하는 일만은 꼭 지켰다. 동네 작은 언덕에 산책로가 있었다. 그 길을 매일 걷고 또 걸었다. 그 일과만 지키고 나머지는 최소한의 것만 했다.
그러다 보니 누워있는 시간과 외식하는 횟수가 줄었고 할 수 있는 일들이 조금씩 늘었다. 그렇게 긴 겨울을 지나 마음에 봄이 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려움을 함께 이겨내며 남편은 내 인생에서 가장 친한 친구가 되었다. 고통이 가져다준 가장 값진 선물이다. 이 만큼의 고통이 아니었다면 난 사회적 잣대로 우리 삶을 평가하고 슬퍼했을지도 모른다.
적게 소유해도, 돈 때문에 다소 불편해도, 그것이 ‘죽고 사는 문제’가 아니면 다 괜찮다. 난 남편과 함께 하는 시간이 더 소중하다.
다음 화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