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하고도 수개월이 지난 만큼
너와 나의 거리는 오늘도 멀어졌다
정지를 모른 채 흘러가는 이별의 시간만큼
그날에 멈춰버린 너를 쳐다본다
캄캄한 밤 모두가 잠든 시간에
조용히 너의 이름을 불러보았다
때로는 둥글게
때로는 길쭉하게
형체도 없이 녹아버린 글자에
화들짝 놀라 입술을 물었다
굳게 다물어진 잇새에서 그 이름은
사막의 신기루가 되어 스산히 흩어진다
그렇게 입안에서 맴돌다 사라지는
안개를 혓바닥으로 맛보며
조용히 울음을 삼켰다
아무도 모르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