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체리 Aug 14. 2023

여름

밤이 허락되지 않는 날에는 한 잔의 외로움을 마신다

오늘은 유난히도 쓴맛이 혀끝을 맴돈다

목을 타고 흐르는 알싸함에 밤은 저만치 멀어진다

그가 떠나간 거리만큼 나의 절망도 깊어진다

나는 또 한 잔의 외로움을 마시고 밤은 도망친다

그가 사라진 자리에는 그리움만이 남아 있다

짙은 슬픔의 향과 함께 볼을 타고 흘러내리던 생경함은

흩어진 여름의 신기루를 만들어 내고 그리하여 나는

산산조각 나 버린 계절을 끌어안고서 목놓아 울 뿐이다


이전 16화 나와 너와 우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