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 자녀와 부모를 위한 대지도
햇빛이 골고루 비출 때
꽃망울이 익어지면 즉시에 피지만
아직 익지 않은 꽃이라면
강제로 터뜨리지 않는다.
어느 꽃이건 때가 되면 피어난다. 햇빛을 골고루 받고 있다면 더 빨리 피어나겠지. 너도 꽃이다. 언젠가는 피어날 꽃. 그런데 요즘 누군가 꽃을 강제로 피우려하는 것 같지 않니? 그게 누구겠어!
바로 엄마지.
‘머리 좀 짧게 잘라!’
‘싫어!’
이렇게 네가 냉담하게 외칠 때는 마치‘나는 아직 꽃 피우기 싫어!’라고 외치는 것 같다.
누구에게나 귀해 보이는 모습은 있단다. 너는 학생이니까. 학생답게 보이는 모습을 할 때가 제일 귀해 보여. 꽃이 햇빛아래서 더 예쁘고 건강해 보이는 것처럼 말이야.
다음 주에 학생부 선생님이 머리 검사한다고 했지! 엄마는 벌써부터 머리 때문에 어떤 싸움을 하게 될지 겁난다. 오늘은 두 눈 딱 감고 있으려고 해. 너 좋을 대로 잘 자르고 오겠지만. 엄마 잔소리는 꽃을 강제로 터뜨리기 위함이 아니라 꽃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알아줬으면 해. 그래도 꽃이 피우기 싫다니 엄마는 기다리는 수밖에. 그 꽃은 햇빛이 골고루 비추면 알아서 피어날 것이니까.
머리, 좀 길어도 괜찮아! 너는 이미 꽃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