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한성희 Nov 16. 2022

너는 너와 멀어진 채

     

   배회한다 삶에 대한 진공이 혼잣말을 중얼거리듯 부서지는 불빛이 여전히 두려운 얼굴로 구름을 바라보는 눈빛이 


   눈을 감고 있으면서도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고 있는 것이 구름을 타고 어디론가 흘러가는 것이 목을 꺾어서 줄기차게 정적으로 가는 것이 


   어둠 가득 눈빛이 강이 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거짓말처럼 발이 땅에 닿지 않아 떠내려가는 것이 강물에 몸을 던지듯 온종일 물그림자가 되는 것이 


   빈집처럼 목을 제 몸 안으로 밀어 넣는 것이 젖은 몸을 쓰다듬으며 너는 너를 사라짐으로 사람은 이곳에서 저곳으로 이어지는 구름일거라고 믿는 것이 


   사람이 사람을 덮을 수 있는 것처럼 침묵하는 것이 너는 너와 멀어진 채 늘 죽음에 닿아 있는 모든 것이 너의 끝이 구름과는 상관없는 무기처럼 


   응시한다 사람이 사람을 지나고 나면 그 너머로 바람뿐인 세계 구름 같은 새 한 마리 바람을 문지르며 지나간다

이전 06화 나는 하양 너는 노랑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