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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sary Dec 09. 2022

아낌없이 주는 나무

핸드메이드 책장의 온기


이사를 하면서 오래된 책장을 버리고 온 까닭에 새 책장이 필요해서 쇼핑몰 제품들을 훑어보니  4단, 5단 높은 책장이 대부분이었다. 내가 바라는 낮은 책장은 마음에 드는 제품이 보이지 않아서 고민 중이었는데 동네 마실길에 가구 공방 하나를 발견해서 책장을 맞췄다. 기성 제품보다 가격대가 있긴 했지만 딱 내가 원하는 나무를 골라, 내가 원하는 모양과 크기로 맞출 수 있어 완성된 책장을 보니 기대 이상이었다. 

 

책장이 만족스럽다 보니 이제 TV장에 대한 아쉬움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TV는 왜 한 곳에 붙박이 형태로 둬야 하는 걸까. 침실에서 뒹굴거리면서 보고 싶을 때도 있고, 주방에서 요리하면서 보고 싶기도 한데 큰 TV를 이동하며 보기는 힘들다. 그런데 새로 이사 온 집 침실과 거실 사이에 문지방이 없이 평평한 걸 발견하고 바퀴 달린 TV장 겸 책장을 맞추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공방에 문의했더니 바퀴까지 예쁜 책장이 뚝딱 완성되었다. 

나뭇결이 살아있는 예쁜 가구들을 들이다 보니 이것도 만들고 싶고, 저것도 만들고 싶어

공방에서 취미반으로 목공 클래스를 운영하신다고 해서 잠깐 배워볼까 생각도 했지만 손재주가 없어 가구를 만드는 수준의 목공은 엄두가 나지 않았다. 나와 비슷한 연배의 목수 친구가 그저 대단하고 존경스러울 뿐이다. 

가구를 만드는  <뷰티 인사이드>의 주인공 

핸드메이드 가구는 먼지를 닦을 때조차 자꾸 만져 보고 나무 냄새도 맡아보는 즐거움이 있는 데다가 목수가 설계하고, 나무를 자르고 다듬고 만드는 모습도 상상할 수 있어 더욱 정겹다. 현대인들은 규격화된 제품에 익숙해지기 마련이지만 맞춤 가구 하나만으로 집안에 온기를 더할 수 있다는 게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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