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50이 되면 어떤 기분인가요?

청년이든, 중년이든, 노년이든 자신의 삶을 충실히 살아가고 있을 뿐.

by Rosary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가끔 젊은 유저들이 “4050이 되면 어떤 기분인가요?” 혹은 “그 나이가 되면 무슨 재미로 살아요?” 같은 글을 올리는 걸 본다. 나 역시 젊은 시절에 나이 든 사람들을 보면서 비슷한 생각을 했었기에 그런 글을 보면 철없는 소견이 기막히기보다 생각보다 빠르게 그 나이에 이르는 걸 알기에 “너희도 금방이다.”라는 생각이 들어 슬며시 웃음이 난다. 늘 같은 자리에 머물러 있는 줄 알았는데 순간순간 아주 빠른 속도로 멀어지는 것이 청춘이라는 걸 지나고보니 깨닫는다.


그리고 4050이든, 6070이든, 아니면 8090이 되어도 내가 생각하는 나는 전혀 변하지 않지만 단지 사람들이 나를 보는 시선이 달라질 뿐이라는 걸 이 나이가 되고 보니 조금씩 깨닫고 있다. 그들도 오래지 않아 곧 깨닫게 될 것이다. 태어날 때부터 부모인 사람은 없다. 자식은 어느새 부모가 되고, 부모는 또 금세 세상과 작별할 나이가 된다.


내가 우울한 건 단지 중년에 접어들어서라기보다 세상의 중심에서 밀려나고 있는 걸 실감하기 때문이다. 4050까지는 바쁘게 생활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어느새 귀밑머리가 희끗희끗해지고, 이마에 주름이 깊어지는 걸 뒤늦게 발견하기도 하지만 오랫동안 엔터테인먼트의 중심에 있던 동년배 스타들이 외곽으로 밀려나다 못해 사라지는 걸 보면 서글프기도 하고, 허무하기도 하다.


그래도 X세대 연예인들은 이전 세대보다 상대적으로 오랫동안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이들이 상당히 많은 편이다. 그들이 방송계를 장악한 지 어느새 30여 년이 흘렀음에도 여전히 레거시 미디어에서는 그들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4050 예능인들의 롱런으로 자리잡지 못한 2030 예능인들은 그나마 유튜브가 득세하면서 이제 조금 숨통이 트이고 세대교체가 이루어지는 듯하다. 한편으로는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섭섭한 게 사실이다.


꽤 많은 동년배 스타들이 영화, 드라마, 예능에서 오랫동안 그 자리에서 버텨준 덕분에 같은 세대인 우리도 덩달아 꽤 긴 청춘을 누렸던 것 같다. 이제 그들은 더 이상 주인공이 아니고, 주인공의 부모 역할로 등장해서 주인공들 서사의 주변인으로 축소된 캐릭터로 만날 때가 더 많다. 인생사 다 그런 것이라고 생각하면서도 그들의 빛나던 청춘을 아직 기억하고 있기에 그들에 이입되어 저무는 내 청춘이 아깝고 아쉬울 때가 있다.


그래도 이것만은 분명하게 말할 수 있다. 삶이 끝나는 순간까지 모두가 자기 삶의 주인공이다. 나이가 든 사람이란 이유만으로 경직되어 있을 것이다, 무능할 것이다, 외로울 것이다, 약할 것이다… 등의 편견의 시선으로 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젊은 사람이라고 철이 없을 것이다, 인내심이 없을 것이다, 생각이 짧을 것이다, 책임감이 없을 것이다... 같은 시선으로 보지 않길 바란다면 말이다.


청년이든, 중년이든, 노년이든 각자 자신의 삶을 충실히 살아가고 있을 뿐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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