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집들이 있으며 임대가격은 얼마나 할까?
누구나 이사 갈 집을 알아볼 땐 어떻게 할까.
아마도 평소에 입소문이나 뉴스를 보고 점찍어둔 동네의 부동산 매물을 인터넷으로 알아보는 것부터 시작하겠지.
네이버 부동산이나 직방, 피터팬의 좋은 방 구하기 앱 등등 다양한 방법으로 알아봐서 시세를 파악한 후, 먼저 출퇴근과 예산을 고려해서 살고 싶은 지역이나 주택 형태를 정하지 않을까.
그다음으로 인터넷에 올라온 매물을 살펴보면서 방의 개수나 건축 연도 등 디테일한 조건을 마음속으로 생각한 후에 매물 몇 개를 골라서 부동산에 연락하고 집을 볼 약속을 잡겠지, 아마도.
제주특별자치도 역시
당연하게도 대한민국의 일부이므로
인터넷으로 부동산 매물을 알아볼 수 있다.
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네이버나 직방 등으로 알아보는 건 하수들이나 하는 짓이다.
제주시내나 서귀포 시내의 아파트나 오피스텔이라면 모를까, 제주스러운 풍경을 이루는 개성 있는 단독주택들은 부동산 포털사이트에는 안 나오기 때문이다!
첫 해에 구했던 서귀포 중문 오피스텔은 초보답게 네이버 부동산을 통해서 구했다.
‘서귀포 월세’로 검색해서 보증금 500만 원에 월세 70만 원 일 년 치를 한꺼번에, 즉 연세 840만 원으로 구했다.
남향에 방 두 개, 거실, 화장실 있고 먼바다도 보이는 신축 5년 차로 오피스텔치곤 흠잡을 데 없이 좋은 곳이었다.
하나로마트나 약국, 버스정류장도 가깝고 멋들어진 야자수 가로수가 줄 이어 서 있는 대로를 따라 한 시간쯤 걸으면 배릿내오름을 거쳐 중문색달해변까지도 걸어갈 수 있었다.
하지만 오피스텔은 어디까지나 오피스텔일 뿐 꿈에 그리던 제주 생활은 아니었다.
일 년 동안 제주에 살면서 현지 사정을 익힌 후, 2년차에 살던 집은 서귀포 중산간 독채 오두막집이었다.
네이버 카페 ‘제사모(제주도사랑모임)’에 집주인이 올린 직거래 매물을 보고 찾아갔다.
회원수 삼십만 명 ‘제사모 카페’는 부동산뿐만 아니라 제주로 이주하거나 이주한 사람들의 일상, 일자리 구인구직, 생활정보 등 다양한 글이 올라오는 제주도 최대의 인터넷 커뮤니티이다.
https://m.cafe.naver.com/idiolle.cafe?
제주사람인 집주인 제주카펜터는 목조주택을 지을 때일용직 조수를 구하거나 카페 임대 등 다양한 용도로도 제사모 카페를 이용해 왔다.
그러다가 하루는 별채를 세놓는다는 글을 올렸다. 중고거래로 평소 애용했던 당근마켓 부동산에도 올렸다.
오두막집은 보증금 200만 원에 연세가 800만 원이었다. 주위에선 처음에 방 하나 있는 서귀포 중산간 농가주택치곤 비싸다고들 했는데, 정작 나는 비싸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1인 가구가 살기에 딱 좋은 크기의 소형 목조주택인 데다가 잔디 마당도 있고 귤밭 너머로 먼바다도 보였으니까.
바로 옆집이라 제 마당처럼 드나드는 ‘카페느슨’에서는 푸르른 잔디 마당에 사시사철 예쁜 꽃들을 가꾸었다.
한 번이라도 놀러 온 친구들은 이런 집을 대체 어디서 알고 구했냐며 혀를 내두르곤 했다.
제주에서 집을 구할 때, 제주가 고향이라서 온갖 연줄이 있는 능력자라면 마을 어른들이나 어촌계 같은 곳에서 집을 알아봐 주기도 한다.
제주 집들은 전통적으로 본채인 안거리와 별채인 밖거리가 있는데, 각각 주방이 따로 있다. 자녀가 결혼하면 바깥채에 신혼집을 차려주고 시어머니와 며느리는 한 부엌을 사용하지 않는다.
가끔 바깥채 별채가 비면 세를 주기도 하는데 제가 사는 오두막집도 바로 그런 경우였다.
1~2인 가구가 제주에서 작은 집을 얻으려면 이런 데가 최고였다. 하지만 잘 지은 별채는 보통 주인이 쓰므로 세 놓는 경우가 잘 없고, 어쩌다가 세 놓는다고 해도 주위 지인을 통해서 금방 나가버리기 때문에 부동산을 통해서는 잘 나오지 않는다.
드물게 나온다면 집주인이 평소 이용하는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서, 예를 들면 ‘제사모 카페 직거래 부동산’이나 ‘당근마켓 부동산’ 같은 데 올라온다.
일반적으로 제주 부동산을 알아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제주오일장신문’ 신문 앱인 ‘제주오일장닷컴’이다.
'제주오일장신문'은 원래 타블로이드판 무가지였는데 요즘은 종이신문은 폐간하고 인터넷 서비스만 제공하고 있다.
제주도에서 영업하는 부동산들은 네이버 부동산이나 직방 같은 앱보다 '제주오일장'에 매물을 올리므로 훨씬 더 다양하고 풍부한 매물이 올라온다.
그러면 임대 가격은 얼마 정도일까.
방 3 화 2 타운하우스 연세(일 년 치 월세)는 이천만 원 내외였다. 올해부터 코로나로 인한 제주 붐이 시들해지면서 시세가 조금 내린 것 같다.
2023년 11월 현재, 방 3 화 2
실평수 30평 정도의 이층집 제주도 타운하우스들은 연세가 1500~3000만 원 정도 했다.
또한 위치와 컨디션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대략 원룸은 연세 400~500만 원선, 침실과 거실이 분리된 1.5룸은 600~700만 원 선이었다.
아파트나 다세대 주택 투룸은 700~1500, 쓰리룸이라면 1200~2500만 원 정도 였다.
나와 친구 두 명도 각각 연세 600~800만 원 정도로 살았으므로 셋이 같이 산다면 예산은 연세 1800~2400만 원 정도였다.
막연히 그 정도면 괜찮은 타운하우스를 충분히 구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돈만 있다고 모든 일이 다 술술 풀릴까.
물론 돈이 많으면 대부분의 일이 더 쉽기는 하겠지만 세상만사 돈만 많다고 전부 다 해결되지는 않는 법이다.
마음에 드는 옷 한 벌을 사는데도 딱 한 벌만 산다면 돈 문제 만은 아니니까. 자신에게 잘 어울리고 기분 좋은 걸 고르는 안목과 노력, 거기에 더해서 운까지 있어야 한다.
그러니 집은 더 말할 것도 없었다.
좋은 집을 찾기 위해서 필요한 안목과 노력은 사랑이 뒷받침되어야만 했다.
나는 제주 독서모임에서 만난 두 명의 친구들을 무척 사랑했으므로, 아름답고 좋은 집에서 친구들이 책을 읽으며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고 싶었다. 그걸로 연료 게이지를 꽉 채우고 집을 찾아 나섰다.
하지만 현실은 어디까지나 만만치 않았다.
*집주인 제주카펜터의 북미식 목조주택
*카페느슨의 정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