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화
윤미오가 문을 두드렸지만 안에서는 응답이 없었다.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그녀가 열쇠로 문을 열었다. 안에서 미친 듯이 웃는 소리가 났다. 열어 놓은 방문 앞에서 사람들이 웅성거렸다. 나는 왜 그 사람이 마리오일 거라고 생각했는지 모르겠다.
외근을 나갔다가 크라잉 클럽으로 가는 길이었다. 뒤에서 마리오가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그렇지 않아도 한동안 보이지 않아 연락하려던 참이었다. 마리오는 부탁했던 원룸이 필요 없게 됐다고 미안해했다. 못 본 사이 조금 말랐고, 평소와 다르게 초조한 표정이었다.
어디 아팠어요?
광복이가 집을 나갔어요.
광복이?
새요, 내 동생요.
말끝을 흐리는 마리오의 눈가가 붉어졌다. 그제야 나는 이사할 때 그가 안고 있던 새장이 떠올랐다. 공원에서 주워 길렀다는 거무칙칙한 구관조였다. 새는 니하오와 꽝쑤 두 마디만 할 줄 알았다. 환기를 시키려 열어 놓은 창틈으로 날아갔다고 했다.
차라리 잘 됐어요.
뭐가요.
광복이까지 데려갈 수 없거든요.
마리오는 손을 들어 목울대를 꾹 눌렀다. 마리오의 기다란 목에서 꾸억, 하고 시커먼 새의 대가리가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 그런 그를 위로할 말이 얼른 떠오르지 않았다. 갑자기 빗방울이 쏟아졌다. 상하이 날씨는 종잡을 수 없다. 손바닥으로 머리를 가리고 우리는 크라잉 클럽을 향해 달렸다. 깨진 보도블록을 잘못 밟아 물이 튀어 올랐다. 웅덩이를 피해 한걸음 건너뛰며 여기는 도무지 제대로인 것이 없다고 생각했다. 문을 열고 들어서려는데 마리오는 잊은 게 있다며 이마를 쳤다. 나중에 다시 보자며 그는 오던 길을 되돌아섰다. 마리오가 크라잉 클럽에 얼굴을 내민 것은 한 달쯤 지나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