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학교 5기 입학 전_2차 에세이
기본학교 5기 입학 전의 이야기 이어갑니다.
2차 에세이 질문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대한민국의 존속과 발전을 저해하는 가장 근본적인 문제가 무엇인지 밝히고, 그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가 있는지, 의지가 있다면 그 해결 방안은 무엇인지 밝히시오.”
그리고 이에 대한 제 답은 이랬습니다.
근본적인 문제는 ‘생각의 부재’라 봅니다.
나라를 이끌어가는 정치인과 리더들은 국가의 발전을 위한 생각은 하고 있지 않고 권력을 잡고 그들 개개인이 누릴 혜택만을 쫓고 있습니다. 그런 사사로운 개인들이 정치하는 국가에서 국민은 개인의 발전과 국가의 존속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 일상을 살고 있습니다.
정치인이 제대로 사고하지 않기 때문에 부작용이 있는 법과 제도가 수정·보완되고 있지 않으며 국민들은 생각할 수 없도록 교육받고 있기 때문에 잘못된 상황에서도 행동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는 다음 세대에 더 큰 무기력을 넘겨주고 있어 좀처럼 희망을 찾기 어렵게 됐습니다.
지금 대한민국은 생각을 멈추고, 주어진 지식과 정보만을 수용하고, 그것의 부산물들을 재생산하는 것에만 익숙해져 있습니다. 문제에 대한 인식은 있으나 이를 개선할 노력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같은 문제가 수년간 제기 돼왔음에도 권력을 잡은 이들은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없습니다.
몇몇 국민의 가느다란 목소리는 학습된 무기력으로 인해 힘을 얻지 못하고, 국민의 삶은 생각을 멈춘 채 하루 버티기를 목표로 하도록 되었습니다. 지금 대한민국 구성원들은 생각을 사치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거듭된 패배의 경험으로 우울한 국민들이 사는 나라에서 ‘국가의 존속과 발전’은 쓸모없는 이야깃거리 취급받습니다. 무엇이 문제이고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생각하는 법을 잊은 국민들, 그리고 앞장서서 궁리하고 나라를 위한 정치를 고민해야 할 리더들은 모든 생각을 멈춘 채 망해가는 나라의 운명을 기다리는 것처럼 보입니다.
전례 없이 폭풍성장한 대한민국, 숨 가쁘게 달려왔던 대한민국에서 이제는 다음 단계로 넘어가야 합니다. 하지만 나라의 구성원들이 ‘생각의 부재’를 극복하지 못한다면 대한민국은 발전은커녕 존속조차 어려울 것입니다.
저는 이를 두고만 볼 수 없습니다. 사는 동안 저는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기 때문입니다. 제가 몸담은 현실을 회피하고 저는 더 나아질 수 없습니다.
저는 역사에 우연은 없다고 믿습니다. 그 어떤 ‘우연’일지라도 필연이 부지런히 이끈 것이라 생각합니다. 제가 이 시기 대한민국에 태어나 살고 있는 것은 우연이 아니며, 제가 지금의 대한민국을 바라보며 느끼는 문제의식도 우연이 아닙니다. 제가 세상을 배워가며 만났던 사람들도 우연이 아니고, 잠 못 이루며 꿈꾸던 미래의 그림도 우연이 아닙니다.
기본학교의 존재를 알게 돼 지원하는 것도 우연이 아니며 지금 현실사회의 근본 문제를 고민하는 에세이를 쓰고 있는 것도 우연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제 일을 다 하고 가고 싶습니다. 생이 다 할 때까지 제게 주어진 소명을 다 하고 싶습니다.
근본적인 답은 ‘교육’에 있다고 봅니다. 지금 교육은 정치의 산물, 제도로 여겨지지만 ‘교육제도’를 넘어선 사고(思考) 교육만이 대한민국 사회를 변화시키고 발전시킬 수 있는 힘이 될 것입니다.
누군가는 교육이 당장의 해결책이 아니라고 비판합니다. 하지만 당장의 혜택만을 쫓으면 영원히 잃는 것이 생기듯, 당장의 해결만을 위하면 영원히 문제는 해결되지 않을 것입니다. 나라의 발전을 위해서는 구성원들이 사고를 훈련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지금의 대한민국 구성원들은 교육을 통해 생각하는 법을 배우지 못했습니다. 사유하고 궁리하는 과정을 거치지 못했습니다. 이제는 사고교육이 필요합니다.
교육을 통해 당장 눈앞의 세대에서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더라도 ‘생각할 수 있도록 한다’는 교육의 목적은 다음세대, 또 그 다음세대로 이어져 문제를 해결하고야 말 것입니다. 그렇게 ‘생각할 수 있는 국민’들이 구성하는 나라의 수준이 되면 생각할 수 있는 리더를 선출하고 나라를 더 발전시키는 법에 대해 고민할 것입니다. 비로소 나라가 더 높은 차원의 문제를 다룰 수 있는 상태가 되는 것입니다.
그 여정까지는 수없는 필연의 노력, 또 우연을 가장한 필연의 징검다리가 있을 것입니다. 저는 저와 제가 사는 현실사회가 더 나아지는 데에 필연의 힘을 보탤 것입니다. 부지런히 다리를 놓고 싶습니다.
한 달 전에 작성한 이 답에 대한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습니다.
대한민국이 ‘자유롭고 독립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의 나라’가 되는 데에 역할을 하겠다는 생각입니다.